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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27일 서울 회기동 경희대 서울캠퍼스에서 열린 ‘경희대·한경비즈니스 인사이트 포럼’에서 ‘글로벌 자본시장, 다음 세대의 도약 그리고 한국 경제의 새로운 길’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최혁 기자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27일 서울 회기동 경희대 서울캠퍼스에서 열린 ‘경희대·한경비즈니스 인사이트 포럼’에서 ‘글로벌 자본시장, 다음 세대의 도약 그리고 한국 경제의 새로운 길’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최혁 기자
“인공지능(AI) 혁명은 이제 10~20% 정도 진행됐다고 봅니다. 반도체 고점론은 틀릴 가능성이 큽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AI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하면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빅테크 주가도 6개월 정도 기다리면 다시 좋아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예측을 내놨다. 한국 경제가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반도체와 로보틱스 등 첨단산업에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빅테크 6개월 뒤 주가 반등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박 회장은 27일 서울 회기동 경희대 서울캠퍼스 크라운관에서 열린 ‘경희대·한경비즈니스 인사이트 포럼’ 특별강연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없으면 엔비디아도 돌아가지 않는다”며 “한국은 반도체와 로보틱스산업에서 반드시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기차 스타트업까지 포함하면 자동차 회사는 세계적으로 300개가 넘지만 메모리 반도체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생산할 수 있는 회사는 4개 정도”라며 “AI 혁명이 초기 단계인 만큼 반도체 고점론은 틀릴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빅테크에 대해서도 “수익은 나쁘지 않을 것”이라며 “주가는 6개월 정도 기다리면 다시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이 이익을 배당으로 돌리는 대신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박 회장은 “배당에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면서도 “미국은 금융과 소비가 이끄는 나라고 한국은 제조업이 이끄는 나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조업은 경기 순환에 따라 좋았다가도 갑자기 경쟁이 심해질 수 있다”며 “한국은 중국처럼 내수 시장이 큰 것도 아니고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인데 배당만 늘려서 어떻게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자기자본이 약 7조원인데 저는 배당을 받지 않는다”며 “인수합병(M&A)에 투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 성장 산업에서 기회 찾아야”

박 회장은 원화 강세가 무조건 바람직하다는 인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원화가 강해야 국가 경영을 잘하는 것이라는 생각은 옛날 사고방식”이라며 자동차와 철강, 배터리 등 제조업의 수출 경쟁력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국내 기업에 대해서도 “실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미국과 중국을 모두 중요한 시장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날 M&A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이르면 29일 일본 증권사 인수 관련 발표를 할 것”이라며 “이사회에 안건이 올라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본토에서 추진 중인 M&A도 마무리 단계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이 강조한 장기투자 철학은 미래에셋의 창업 과정에도 반영돼 있다. 그는 증권회사에서 전국 1등 지점장으로 승승장구하던 1997년 돌연 창업을 선택했다. 당시 연봉은 3억원에 달했다. 그는 “서울 강남 아파트 10채를 살 수 있는 돈이었는데 직장 상사들이 어떻게 그걸 포기하느냐고 했다”고 회고했다.

안정적인 직장을 떠난 것은 고객에게 정직한 금융회사를 세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당시 한국 금융시스템이 정상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고객이 피해를 보는 시스템을 바꾸고 국내 자본시장 발전에 기여해야겠다는 생각에 창업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청년에게는 현재 인기가 높은 직업보다 미래에 성장할 산업에서 기회를 찾으라고 조언했다. 그는 “지식보다 상상력이 중요하다”며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생각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능력을 강조했다.

전예진/이선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