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표준필수특허 사용료를 두고 유럽연합(EU)과 중국이 벌이는 세계무역기구(WTO) 소송전에 한국 정부가 가세하기로 했다. 5세대(5G) 이동통신 표준특허를 보유한 삼성전자, LG전자와 표준특허를 구매하는 국내 완성차 업체 등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산업통상부와 지식재산처는 27일 ‘WTO 중국 표준필수특허 분쟁 관련 업계·전문가 간담회’를 열어 이번 분쟁이 국내 산업에 미칠 파장을 점검하고 ‘제3자 참여’ 방안을 논의했다. WTO 분쟁에서 제3자 참여란 소송에 직접 참여하지 않지만 이해관계가 큰 회원국이 법률 의견을 내는 제도다.

표준필수특허는 제품을 만들 때 반드시 필요한 특허를 뜻한다. 스마트폰의 5G, LTE와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이 예다. 특허권자가 로열티를 받고 무조건 쓰게 해주는 게 국제 규범이다.

EU와 중국의 갈등은 노키아, 에릭슨 등 유럽 통신장비 기업이 샤오미, 오포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특허료를 제대로 내라고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중국 기업들은 자국 법원에 ‘적정 특허료를 정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중국 법원은 ‘글로벌 특허료’를 헐값으로 결정했다. 이에 반발한 EU가 작년 1월 WTO에 “중국 법원이 WTO 무역관련지식재산권협정(TRIPS)을 위반했다”고 제소하면서 지난 7월부터 심리가 진행 중이다.

관련 업계는 이 소송 결과가 글로벌 특허 시장의 새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중국이 승리한다면 5G와 차세대 6G 통신, 와이파이 등 다수 표준특허를 보유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반면 표준특허를 구매하는 국내 자동차 기업과 기타 정보기술(IT) 업체는 원가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