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닥공' 막는 대못부터 뽑아야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기존 관행과 절차에 얽매이지 말고 공급 전격전을 펼쳐주기 바란다”며 주택 공급 확대와 속도전을 강조했다. 이날 오후엔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이성훈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과 올해 말 입주를 앞둔 인천 계양신도시 건설 현장을 찾았다. 주택 공급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행보지만 시장 불안은 여전하다. 내년에도 입주 물량 감소에 따른 전·월세난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비아파트 공급과 실거주 의무 등 부동산 정책 전반을 재점검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걷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공만으로는 부족

정부는 지난 16일 ‘제1차 주택공급 정례브리핑’을 열어 공급 대책의 이행 상황을 매달 두 차례 공개하고 범부처 점검회의를 통해 사업별 추진 상황을 관리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신속 인허가지원센터와 현장 애로해소센터를 설치해 인허가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6개월간 서울 주택 착공 물량이 1만7000가구로 전년 동기(1만2000가구)보다 45% 증가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도 주거용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300여 곳에 담당자를 지정하고 맞춤형 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전국 주택 착공 물량은 9만9000가구(16일 기준)로, 연간 목표치(26만8000가구)의 36.9%에 그친다. 올 4분기에 속도를 내더라도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 지난 ‘8·13 세제 개편안’ 공개 이후 강남·서초구 아파트값이 11주 연속 하락했지만 성동구와 중랑구 등 다른 지역에서는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89주째 오름세다. 정부 정책의 성패는 공급 대책 발표 횟수보다 실제 공급을 늘려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느냐에 달려 있다.

규제 걸림돌 제거해야

2030 청년층의 전세난을 해소하는 게 시급하다. 공사 기간이 짧은 오피스텔과 빌라(연립·다세대) 등 비아파트 공급부터 늘려야 한다. 수도권 오피스텔(전용면적 85㎡ 이하·9억원 이하)에 종합부동산세 배제 등 ‘주택 수 제외 특례’를 5년간 적용하자는 제안이 나온다. 전용 60㎡ 이하·6억원 이하 비아파트에 적용되는 특례를 확대해 공급을 유도하자는 취지다.

준공을 앞둔 오피스텔과 생활숙박시설의 계약 해제 소송도 해결해야 한다. ‘건축물분양에 관한 법률’에 따른 소송 대상은 업계 추산 9만 가구에 달한다. 정부는 계약 해제 사유를 중대한 위반으로 제한하는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확정이 늦어지고 있다. 관련 제도를 조속히 정비하면 단순 계산해도 9만 가구의 공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민간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숨통도 틔워야 한다. 이주비와 추가 분담금 부담에 주택을 처분하려고 해도 조합원 지위 양도 규제에 막혀 매수자를 찾지 못하는 조합원이 적지 않다. 자금난이 사업 지연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규제를 유연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

민간 공급을 가로막는 규제 완화는 출발점일 뿐이다. 대출 규제와 실거주 의무 등 시장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제도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 수요 억제만으로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어서다. 공공 공급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민간의 공급 여력을 살려 수요와 공급이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