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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CPTPP 가입, 피할 수 없는 문제…보완조치 집중해야"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농어민 간담회에서 “(CPTPP 가입을) 할 거냐 말 거냐를 고민할 수 없다”며 “여러분은 답답하겠지만 피할 수 없다”고 했다. CPTPP는 일본 캐나다 호주 멕시코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12개국이 참여한 자유무역협정(FTA)이다. 한국도 가입을 추진했지만, 이 대통령이 지난 8일 연내 가입 신청을 보류시켰다.
이 대통령은 “새로운 협정으로 누군가는 이익을 볼 것”이라며 “그 이익의 일정 부분을 떼어내 손해 보는 부분을 보전해줘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참석 농민단체에 “경운기를 몰고 남태령으로 와 ‘반드시 못 하게 할 거야’라는 전략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무엇을 확보할 것인지, 그것을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현직 대통령이 다수의 농어민과 간담회를 한 것은 2018년 이후 8년 만이라고 밝혔다.
"CPTPP 수혜기업 이익으로 농가 피해 보전"
李 "특별한 희생엔 특별한 보상"…기본소득 확대 등 농어촌 달래기
이재명 대통령이 간담회에 참석한 농민단체 앞에서 ‘남태령 경운기’를 거론한 것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대를 만류하는 의도로 해석된다. 과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당시 농민단체는 트랙터를 동원해 도심 곳곳에서 반대 시위를 했다. CPTPP 가입 자체는 피할 수 없는 과제이니, 농민단체 스스로도 농가 피해를 최소화할 현실적 방안을 고민해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이 대통령은 “누군가가 반대하고 격렬하게 저항한다고 해서 해야 할 일을 안 할 수는 없다”며 “그러나 누군가가 억울하게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특별한 희생을 치르면 그에 상응하는 특별한 보상을 해야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사회”라며 “대한민국의 모든 정책은 억울한 영역이 없게, 억울한 사람도 없게, 억울한 지역도 없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CPTPP 가입에 따른 농가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으로 수혜 기업 대상 수출 부담금 부과와 함께 직불금 규모 상향, 농어촌 기본소득 확대 등을 거론했다. 특히 수출 부담금 부과에 대해서는 “실무 협의를 거친 건 아니다”면서도 “(수출 기업이) 이걸 거부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다른 어느 나라도 1차 산업이 엄청난 경쟁력을 갖고 있어서 지원하는 게 아니다”며 “지원하지 않으면 존립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익 직불금을 상향하는 건 국가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며 “체계적으로 준비를 해보겠다. 기대해도 된다”고 말했다. 농가 소득 안정을 위한 정부의 직접 보조금인 공익 직불금 지급 예산은 올해 2조9703억원에서 내년 3조615억원으로 3% 확대 편성됐다. 이 대통령은 “농어촌 기본소득도 손실을 보전하는 방법 중 하나”라며 “지금은 여러 이유로 일부 군 단위에서만 하고 있지만 앞으로 계속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농어민을 달래기 위해 수출 기업에 직접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은 이중과세이자 세계무역기구(WTO) 무역규범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015년 한·중 FTA 체결 당시에도 수혜 기업들의 이익 일부를 거둬들여 농어민을 지원하는 ‘무역이득 공유제’를 추진하자는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나왔지만 무산됐다.
한재영/김형규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