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좇는 그림 영재…산수화에 우주를 담다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 옛 사람들의 머리 위로 눈부신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는다. 겹겹이 펼쳐진 높고 낮은 산봉우리들은 고리를 두른 행성 안에 담겼다. 전통 산수화에 포개진 현대적 형상이 묘한 신비감을 자아내는 이 그림은 우시온 작가의 작품.

우시온 작가(사진)에게는 ‘13세에 첫 개인전을 연 미술 영재’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2014년 부산 해운대에서 첫 개인전을 열며 화제를 모은 소년은 어느덧 12년 차 작가가 됐다. “여전히 그림 그리는 순간이 놀이처럼 즐겁다”고 말하는 우시온 작가를 아르떼가 만났다. 작가는 현재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미술공예학과에서 전통 회화를 전공하고 있다.

우시온 작가의 산수화는 우리가 흔히 아는 것과는 다르다. ‘은하산수’ ‘하트산수’ ‘불꽃산수’ 모두 한 폭의 그림에 전통과 현대가 공존한다. 대표작인 ‘은하산수’에는 행성이 등장한다. 고리를 둘러 토성이나 목성이 연상되는 행성은 산봉우리와 소나무를 품고 떠 있다. 그 아래에는 갓을 쓴 인물들이 유유자적 강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어 전통과 우주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재치 있는 시리즈는 작가가 슬럼프를 맞닥뜨리며 시작됐다. “전통 회화를 해야겠다는 확신은 있었지만,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막막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밤, 기숙사로 돌아가다 문득 하늘을 올려다봤는데 별이 눈에 들어왔어요. 마치 저 자신을 보는 것 같았죠. 밝게 빛나고 싶지만 너무 작고, 낮이 되면 보이지 않잖아요.”

우시온 작가는 11월 7일부터 서울 중구 슈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고, 내년 1월에는 서울 종로구 갤러리은 전시도 앞두고 있다. 내년에는 지금까지 선보인 세 가지 시리즈 외에 ‘낭만산수’ 시리즈를 중심으로 작업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새로운 도전에도 나섰다. 우리 전통 문양을 활용한 오브제와 다과를 선보이는 ‘촘촘(Chomchom)’과 협업한 것. 촘촘은 지난해 10월 열린 ‘APEC CEO 서밋’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인 1600명에게 쿠키를 공식 선물로 제공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이번 협업에서 작가는 촘촘의 시그너처 컬러를 ‘은하산수’ 시리즈에 적용한 마그넷을 선보였다.

강은영 기자 qboom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