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끓는 與 강성층…송영길·정청래 '조희대 탄핵안' 가세
청와대의 대법관 재제청 요구를 거부한 조희대 대법원장(사진) 탄핵 추진에 여당 전·현직 지도부가 가세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2심 무죄 판결로 거세진 강성 지지층 반발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일단 국정조사로 여론 추이를 살피며 조작기소특검법 등 다른 현안부터 처리한다는 방침을 굳혔다.

친청(친정청래)계 이성윤 민주당 최고위원과 김준형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시민단체 촛불행동 회원들은 26일 국회에서 조 대법원장 탄핵안 발의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조희대 탄핵은 국민의 명령”이라며 “지난 3월 탄핵소추안에 동의한 103명의 국회의원이 발의만 하면 된다”고 했다. 앞서 범여권 주도로 탄핵이 추진될 때 서명한 민주당 의원 80여 명의 재참여를 요구한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 공동 주최자 명단에는 송영길 의원이 이름을 올렸고 정청래 의원도 회견에 앞서 탄핵안에 서명했다. 두 의원은 8·17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이자 민주당 대표 출신이다.

연일 이어지는 조국혁신당의 탄핵 동참 압박에 민주당 주요 인사가 가세한 배경엔 오 시장의 무죄 판결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 강성 지지층에선 오는 31일 김건희 여사가 구속 연장 없이 석방되면 조 대법원장이 책임져야 한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여기에 오 시장이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재판에서 무죄를 받으며 보수 결집 움직임이 일자 화살이 여당으로 향할 것을 우려했다는 해석이다.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도 이성윤, 한민수 등 친청계 최고위원들은 오 시장 판결과 조 대법원장을 결부시켜 탄핵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김 대표는 “법원이 정치적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비판을 새겨야 한다”면서도 이날 탄핵은 언급하지 않았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조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와 검찰개혁의 마지막 방점인 조작기소특검법 두 가지가 국정감사 이후 민주당이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김 대표가 여론 추이를 따지기 위해 시간을 벌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조 대법원장 국정조사는 정치적 간 보기”라며 “극단적 지지층 앞에서는 당장 탄핵할 것처럼 폼을 잡다가 막상 시도하려니 후폭풍이 두려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 종합감사에서도 서영교 위원장, 김기표 의원 등 여당 측은 오 시장 판결이 정치적이라며 공세를 쏟아냈다. 국민의힘은 “오 시장은 재판받았는데 이재명 대통령은 왜 재판받지 않느냐”고 반격했다. 이어 “대통령 사건의 과거 변호인이 모두 주요 보직으로 채워져 있다”고 지적하자 민주당 의원들이 반발해 감사가 25분간 정회되기도 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