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다음달부터 세제 개편안 심사에 들어가는 가운데 여당이 정부안을 대대적으로 손질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과세 강화 등으로 수도권 유권자의 반발을 부른 부동산 세제가 개편 최우선 순위로 꼽힌다. 정부안보다 강화된 주가누르기방지법을 도입해 투자자 불만을 잠재우고, 국내생산세액공제 대상에 전기차를 포함해 산업계를 달래는 방안도 거론된다.

與, 부동산·주식 세제개편 정부안 손질하나
25일 여권에 따르면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조만간 장기 미개정 비과세·공제액 항목에 대한 점검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세법엔 배우자 상속공제(최소 5억원) 등 30년 가까이 방치된 상속·증여 관련 공제액 항목이 많다. 수도권 부동산 급등과 맞물려 집 한 채만으로 상속세를 부과받는 이가 늘면서 지난달 여당에선 이 같은 공제액을 늘리자는 결의안이 발의됐다. 재경위 여당 관계자는 “세제 정책에서 실거주를 우대하려는 정부 의지가 큰데 다른 공제 항목을 동시에 늘리면 조세 저항이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도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정부는 실거주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 공제를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상향하는 개편안을 내놨다. 이와 함께 비거주 공제액을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줄이고,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실거주 기간을 따지겠다고 했다. 여론 반발로 지난달 비거주 공제액은 현행대로 유지하는 최종안이 국회로 넘어왔지만 국민의힘은 원점에서 재검토하자는 입장이다. 조세 정책은 여야 합의가 원칙이고 여당 일각에서도 “장특공제는 비거주 예외 조항을 열어주자”는 주장이 나와 일부 조항은 변경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주가누르기방지법은 최근 증시 침체와 맞물려 정부안을 손봐야 한다는 여당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법안은 상속세를 낮추려고 의도적으로 주가를 누르는 기업에 세금을 더 걷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달 제출된 정부안은 업종별 주가순자산비율(PBR) 하위 10~25% 기업 등을 타깃으로 삼았지만 여당에서 정부안이 너무 약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PBR 0.8배 미만을 기준으로 삼아 적용 기업을 늘리거나 저PBR 기업 대상 인수합병(M&A)을 유도할 수 있도록 공시 제도를 고치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정부안에서 반도체, 2차전지 등 6개 업종으로 한정된 국내생산세액공제 대상에 전기차를 포함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등 여야 의원 18명과 지난 16일 이 같은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