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당초 반도체, 2차전지 등 6대 분야에 한정해 도입하기로 한 국내생산세액공제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전기차 등 기존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업종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생산세액공제는 국내 생산량에 비례해 세금을 감면해주는 제도다.

국내생산세액공제에 전기차 포함되나
재정경제부는 이날 이형일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등과 경제현안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8월 발표한 세제개편안에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생산세액공제와 비슷한 국내생산세액공제를 신설하기로 했다. 다만 공제 대상은 반도체, 2차전지,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등 6대 분야로 한정했다.

하지만 자동차업계에선 중국산 전기차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차도 공제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랐다.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등 여야 의원 17명은 지난 16일 전기차를 공제 대상에 추가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하기도 했다. 정부가 이날 제도 보완 방침을 밝히면서 다음달 국회의 세제개편안 심사 과정에서 공제 대상 업종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내생산세액공제 외에도 이번 국회 심사 과정에서 여당이 정부 세제개편안을 상당폭 수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과세 강화 등으로 수도권 유권자의 반발을 산 부동산 세제가 우선적인 수정 대상으로 꼽힌다. 앞서 정부는 세제개편안에서 실거주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액을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이는 한편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실거주 기간에 따라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야당인 국민의힘도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일부 조항이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야는 장기 미개정 비과세·공제액 항목도 점검할 예정이다. 현행 세법엔 배우자 상속공제(최소 5억원) 등 30년 가까이 방치된 상속·증여 관련 공제액 항목이 많다. 수도권 부동산 가격 급등과 맞물려 집 한 채만으로 상속세를 부과받는 이가 늘어나자 지난달 여당에선 이 같은 공제액을 늘리자는 결의안을 발의했다.

주가누르기방지법도 최근 증시 침체와 맞물려 정부안을 손봐야 한다는 여당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법안은 상속세를 낮추려고 의도적으로 주가를 누르는 기업에 세금을 더 걷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달 제출된 정부안은 업종별 주가순자산비율(PBR) 하위 10~25% 기업 등을 타깃으로 삼았지만 여당에서 정부안이 너무 약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PBR 0.8배 미만을 기준으로 삼아 적용 기업을 늘리거나 저PBR 기업 대상 인수합병(M&A)을 유도할 수 있도록 공시 제도를 고치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