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접경지 배치된 北 자주포 > 북한군이 26일 황해도 개풍군 해안가 접경지역에 배치된 자주포 포상에 모여 있다. 경기 김포시 애기봉 전망대에서 촬영한 사진으로, 북한 자주포가 카메라에 잡힐 정도로 근거리에 배치된 것은 이례적이다.  연합뉴스
< 접경지 배치된 北 자주포 > 북한군이 26일 황해도 개풍군 해안가 접경지역에 배치된 자주포 포상에 모여 있다. 경기 김포시 애기봉 전망대에서 촬영한 사진으로, 북한 자주포가 카메라에 잡힐 정도로 근거리에 배치된 것은 이례적이다. 연합뉴스
북한과 중국이 경제·무역 협력 확대에 나서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가 사실상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북한이 중국을 통해 경제적 지원을 확보한 채 대남 위협을 이어가자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과 한국 정부의 대화 노력이 모두 한계에 부딪혔다는 지적이 나온다.

◇中, 제재 대상 품목 北 수출

윤민호 통일부 대변인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방문과 관련해 “단둥 방문이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면서 그 시기와 형식, 내용에 주목해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지난 24일 중국 단둥의 버스 조립공장을 방문했다. 유엔 안보리 결의는 차량 등 운송 수단의 대북 수출을 금지해 실제 수출로 이어지면 제재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통일부는 방문 목적에 대해 “북측 보도에서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며 “예단하지 않고 지켜보겠다”고 했다.

김정은은 이번 방중에서 왕후닝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과 만나 경제·무역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15일에는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연결하는 신압록강대교가 개통했다. 새로운 육상 물류 통로가 열리면서 제재 대상 물자의 북한 반입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의 대북 제재 이행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미국의소리(VOA)가 중국 관세청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8월 중국은 산업용 기계와 전기장비, 차량 등 유엔 대북 제재 대상에 해당하는 32개 품목을 북한에 수출했다. 수출액은 약 28만달러로, 4륜구동 차량과 변압기, 전력 케이블 등이 포함됐다.

북한 노동자를 통한 외화벌이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과 미국 등 11개국이 참여하는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SMT)의 지난달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내 북한 노동자는 2만~7만 명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약 1만 명이 중국에 새로 입국한 것으로 분석됐다. MSMT는 지난해 해외 노동자 파견으로 북한 정권에 유입된 수익을 4억5000만~8억달러로 추산했다. 유엔 안보리 결의는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의 송환을 의무화하고 있다.

◇北, 안보리에 맞불 서한

국제사회의 제재 감시체계도 약해졌다. 2024년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활동이 종료돼 제재 위반 여부를 조사하는 독립적 감시 기능이 사라졌다. 한국과 미국 등이 참여하는 MSMT가 이를 보완하고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협조를 강제하기 어렵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응한 추가 제재에도 반대하고 있다.

북한이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에 이어 중국과의 경제협력까지 확대하면서 한국과 대화할 유인이 줄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군사적으로는 러시아, 경제적으로는 중국”이라며 “북한이 궁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주유엔대표부가 전날 안보리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건을 한국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한국이 자국 영토를 1㎜라도 침범하거나 북한군의 생명을 위협할 경우 유엔헌장에 따른 자위권을 행사하겠다고 경고했다. 국방부가 23일 군사분계선(MDL) 위치 확인과 우발 충돌 방지를 위한 군사당국회담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호응하지 않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 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도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논의됐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오는 12월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마치고 전작권 전환 연도를 결정하기 위해 미국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다빈/하지은 기자 davin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