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시는 지난달 반도체 클러스터 SK하이닉스 공장의 핵심 설비인 클린룸 인허가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최대 10개월이 걸리는 화재 안전성 정식 인허가 절차를 다 밟으면 내년 2월로 예정된 반도체 공장 가동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용인시는 감사원에 ‘사전컨설팅’을 신청했다. 사전컨설팅 제도는 공무원이 감사원에 미리 의견을 구하고, 그에 따라 조치하면 면책해주는 제도다. 감사원은 “객관적 성능을 확인한 경우 임시사용승인이 가능하다”고 회신했다. SK하이닉스는 이 덕분에 공사 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용인시가 정식 인허가 대신 임시사용승인을 내준 것은 공무원이 법령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행정조치를 한 ‘적극행정’ 사례다. 감사원이 적극행정을 지원하기 위해 2019년 도입한 사전컨설팅 제도가 뒤늦게 활성화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감사원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사전컨설팅 신청 건수는 323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51건 대비 6.3배로 급증했다. 처리 건수도 223건(작년 73건)으로 세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연도별 신청 건수는 2022년 50건, 2023년 76건, 2024년 82건, 2025년 94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공직사회에 입소문이 퍼진 게 신청 건수가 늘어난 가장 큰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초기에는 제도 존재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면책 사례가 쌓이다 보니 이용도가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사전컨설팅을 이용하는 기관도 중앙부처와 광역지방자치단체에서 공공기관, 기초지자체로 확산하고 있다. 기초지자체 신청 건수는 1~9월 기준 작년엔 한 건도 없었지만 올해는 15건에 달했다.
감사원은 적극행정을 확산하기 위해 지난 5월 민간에까지 사전컨설팅의 문호를 확대했다. 예컨대 한 건설회사가 인허가를 받지 못해 공사가 지연되는 경우 업계 입장을 대변하는 관련 협회가 감사원에 사전컨설팅을 신청하면 감사원이 해당 지자체 등에 적극행정 방안을 알려주는 방식이다. 감사원은 대한상공회의소, 전기공사협회 등 민간단체 411곳에 신청자격을 줬다.
6월부터는 ‘패스트트랙’ 등을 도입해 처리 기간도 단축했다. 처리까지 걸리는 기간이 지난해 평균 39일, 올해 5월까지 37일이었는데 6~9월에는 15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