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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A2O와 '몬더그린 현상'
말이나 노랫말을 비슷한 소리의 다른 말로 잘못 알아듣는 것을 ‘몬더그린 현상’이라고 한다. 미국 작가 실비아 라이트가 1954년 쓴 글에서 비롯됐다. 그는 어릴 때 들은 스코틀랜드 민요의 한 구절 ‘그리고 그를 풀밭에 눕혔네(and laid him on the green)’를 ‘그리고 몬더그린 부인(and Lady Mondegreen)’으로 잘못 들었다. 백작이 살해돼 풀밭에 눕혀졌다는 노랫말을 백작과 부인이 함께 죽었다는 이야기로 오해한 것이다.
최근 ‘K팝 대부’ 이수만 씨가 이끄는 A2O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걸그룹 A2O라이트 데뷔곡 ‘NEON(네온)’이 화제다. 음원 공개 29시간 만에 멜론 톱100 정상에 올랐다. 강렬한 사운드와 화려한 군무 등으로 젊은 층을 사로잡고 있다. 인기에는 몬더그린 현상도 한몫했다. 후렴구 ‘네온 앤드 비욘드(neon and beyond)’가 마치 ‘미혼 앤드 비혼’으로 들린다는 이야기가 급속히 번졌다. ‘이혼 앤드 비혼’ ‘위염 앤드 비염’으로 바꾼 패러디까지 등장했다. 엉뚱한 가사를 떠올리며 노래를 다시 듣고 공유하는 놀이가 중독성을 더한 셈이다.
이수만 씨는 1995년 SM엔터테인먼트를 세워 H.O.T.부터 보아, 동방신기, 소녀시대, 엑소, 에스파까지 다양한 K팝 그룹을 키운 인물이다. 2023년 SM엔터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하이브에 SM엔터 지분 14.8%를 넘기고 회사를 떠났다. 당시 맺은 3년간의 국내 경업금지 약정이 풀리자 새 멤버와 함께 복귀했다. 올해 일흔넷. 대중의 취향을 읽는 그의 감각은 여전한 모양이다. K팝 대부의 성공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안정락 논설위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