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테슬라의 '플라잉 카'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오랫동안 인류가 꿈꾼 교통수단이다. 1917년 미국 항공기 제작자 글렌 커티스가 자동차에 날개를 단 오토플레인을 선보인 뒤 수많은 업체가 플라잉카 연구에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전기 수직이착륙 항공기(eVTOL) 개발이 활발하다. 미국 조비에비에이션과 아처에비에이션이 대표적이다. 다양한 항공택시를 개발 중이다. 중국 이항은 조종사 없이 승객 두 명을 태우는 무인 항공택시를 개발해 비행에 성공했다. 항공기를 도심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시도들이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는 최근 완전히 다른 방식의 플라잉카를 공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지난 15일 미국 텍사스주 스페이스X 시험 시설에서 선보인 2세대 로드스터다. 스페이스X와 공동 개발한 고압 공기 추진장치를 장착한 전기 슈퍼카다. 공개된 영상은 공상과학(SF)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했다. 자동차가 공중으로 솟아올라 다른 차량 다섯 대를 뛰어넘는다. 롤러코스터 같은 경사로를 거꾸로 달리다가 공중에서 차체를 뒤집고 바퀴로 착지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97㎞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0.81초다.

기존 플라잉카가 항공기를 자동차에 가깝게 만들려는 시도였다면 테슬라는 자동차의 운동 능력을 하늘로 확장했다. 물론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는 없고 순간적인 도약과 자세 제어를 구현한 수준이다. 도로에서 이런 기능을 사용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하지만 전기차와 우주항공 기술을 결합해 자동차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파격적인 플라잉카 도전은 세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슬로바키아 클라인비전이 개발한 에어카는 자동차가 항공기 형태로 변신한다. 차체에 접혀 있던 날개와 꼬리날개를 펼쳐 하늘을 난다. 도로 주행과 비행에 모두 성공했다. 고정관념을 깨는 상상력이 기술 진화를 이끈 사례다. 당장의 경제성과 성공 가능성만 따져서는 나오기 어려운 발상이다. 우리도 이런 아이디어를 장려하고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세상을 바꾸는 혁신은 늘 무모해 보이는 도전에서 시작됐다.

안정락 논설위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