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다이소 제공
사진=다이소 제공
니트 한 벌이 5000원이다. 재고를 처분하는 할인 가격이 아니다.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가 올가을 처음 선보인 긴팔 니트의 판매 가격이다. 양말과 속옷을 넘어 니트와 바람막이, 플리스까지 취급하면서 생활용품점이 일상복을 사는 곳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할인 기다릴 필요 없는 ‘5000원’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다이소의 올해 1~9월 의류용품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약 100% 증가했다. 상품 종류는 2023년 말 270여 종에서 지난달 말 1200여 종으로 약 4.4배 늘었다. 스포츠웨어와 잠옷에 이어 외출할 때 입을 수 있는 의류까지 선택지를 확대한 결과다.

다이소 의류의 강점은 가격이다. 최근 출시한 긴팔 니트와 바람막이도 최고 5000원에 판매한다. 바람막이는 와인·카키·네이비·브라운 등 색상을 추가해 40여 종으로 늘렸다. 반집업 아노락과 와이드·조거 팬츠, 긴팔 티셔츠도 보강했다.

제조·유통 일괄형(SPA) 브랜드의 가을 의류와 비교해도 가격 차이가 크다. 유니클로 공식 온라인몰의 ‘워셔블 밀라노 립 크루넥 스웨터’는 4만9900원이다. 탑텐의 여성용 ‘커스터드얀 브이넥 스웨터’는 정상가 3만9900원에서 할인한 2만9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무신사 스탠다드의 ‘미니멀 크루 넥 니트’ 블루 색상은 정상가 6만9900원, 할인가 4만8890원으로 표시돼 있다.

플리스도 마찬가지다. 탑텐 공식몰에서 여성용 ‘퍼지플리스 크루넥 풀오버’는 정상가 2만5900원에서 오는 22일까지 1만9900원에 판매된다. 가을·겨울 의류를 할인해도 2만원 안팎을 지출해야 하는 시장에 다이소가 5000원 이하 상품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패션업체는 공급자로…생활용품점이 옷 판매 채널로

가격을 낮추는 방식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다이소는 제조·유통업체에서 상품을 직접 사들이는 직매입 구조를 활용한다. 포장과 광고·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대량 판매로 수익을 확보한다는 설명이다. 모든 상품을 최고 5000원에 판매하는 균일가 정책을 의류에도 적용했다.

기존 패션업체와의 협업도 확대하고 있다. 트라이와 르까프, 베이직하우스, UGIZ 등에서 상품을 공급받는다. 다이소가 의류 판매를 늘릴수록 패션업체에는 경쟁 채널인 동시에 새로운 납품처가 될 수 있는 구조다. 다이소는 이들 업체의 상품을 통해 의류 구색을 늘리고, 공급업체는 생활용품을 사러 온 고객에게 제품을 판매할 기회를 얻는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옷의 용도에 따라 지출을 나눌 선택지가 생긴다. 소재나 디자인을 따지는 옷에는 돈을 쓰되 집에서 입거나 가벼운 외출에 활용할 기본 의류는 저렴하게 마련할 수 있다. 다이소의 의류 확대는 이런 수요를 겨냥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매출 증가에는 상품 종류와 판매 공간 확대 효과도 포함돼 있다. 매출이 두 배 늘었다는 수치만으로 개별 상품의 인기가 그만큼 높아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세탁 후 형태 유지와 보풀, 착용감 등에서 소비자를 만족시켜 반복 구매로 연결하는 것이 과제다.
"다이소에 옷 사러 간다더니"…'5000원 니트' 등장에 깜짝 [프라이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