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민속촌에서 전통 요괴인 어둑시니를 연기하는 배우 A씨 SNS
사진=한국민속촌에서 전통 요괴인 어둑시니를 연기하는 배우 A씨 SNS
경기 용인 한국민속촌에서 귀신을 마주한 다섯 살 아이가 자신보다 아빠를 먼저 지키려 한 사연이 전해졌다. 겁에 질려 울면서도 아빠 앞을 가로막은 아이의 행동에 아버지는 "사랑과 용기가 무엇인지 배웠다"고 했다.

"안 돼! 아빠 도망가"…겁먹고도 앞 막아섰다

한국민속촌에서 전통 요괴 캐릭터 '어둑시니'를 연기하는 배우 A씨는 지난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 관람객에게 받은 메시지를 공개했다. 메시지를 보낸 B씨는 다섯 살 아들과 함께 민속촌 귀신체험에 참여했던 아버지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B씨에 따르면 당시 A씨가 귀신 역할을 하며 자신에게 다가가 "잡아먹겠다"는 상황극을 펼치자 아들이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아이는 뒤로 숨는 대신 아빠 앞으로 나서 귀신을 가로막으며 "안 돼! 아빠 도망가!"라고 외쳤다고 한다.

B씨는 "고작 다섯 살, 자신도 얼마나 무서웠을 텐데 도망가지 않고 아빠를 지키려고 나서는 모습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가슴이 먹먹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늘 아빠인 제가 아들을 지켜주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어제는 오히려 아들에게 사랑이 무엇인지,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 배웠다"고 적었다.
사진=한국민속촌에서 전통 요괴인 어둑시니를 연기하는 배우 A씨 SNS
사진=한국민속촌에서 전통 요괴인 어둑시니를 연기하는 배우 A씨 SNS

"아들은 잊어도 나는 평생 기억"…배우도 화답

B씨는 아이에게는 짧은 체험으로 남을지 몰라도 자신에게는 오래 기억될 순간이었다고 했다. 그는 "아마 아들은 시간이 지나면 그날을 잊을지도 모르지만, 저는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어려움이 찾아와도 쉽게 무너지지 않고 평생 이 아이가 기댈 수 있는 든든한 아빠가 되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메시지를 받은 A씨도 답장을 통해 감사의 뜻을 밝혔다. 그는 "제가 전해드린 작은 연기가 누군가의 삶에 이렇게 가슴 벅찬 순간과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것에 배우로서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사함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아직 많이 부족한 배우지만, 보내주신 소중한 마음을 가슴 깊이 새기고 앞으로 더 깊이 있고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