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창 지휘자 김보빈, 獨 최고 권위 대회서 우승
“독일로 처음 유학을 떠날 때 목표로 삼았던 대회에서 상을 받게 돼 꿈만 같아요.”

제7회 독일 합창 지휘자상 대회에서 우승한 김보빈(33·사진)은 1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회 기간에 독일을 대표하는 고음악 단체 리아스 캄머코어를 지휘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소개했다.

김보빈은 지난 10일 독일 베를린 성 엘리자베트 교회에서 열린 결선 공연에서 리아스 캄머코어 베를린을 지휘해 1등상과 청중상을 수상했다. 상금은 1등상 5000유로와 청중상 500유로를 합쳐 총 5500유로(약 825만원)다.

독일 합창 지휘 분야의 가장 권위 있는 상인 ‘독일 합창 지휘자상’은 독일 음악위원회의 신진 지휘자 육성 프로그램인 ‘포룸 디리기어렌’과 리아스 캄머코어 베를린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격년제 대회다. 젊은 합창지휘자들이 전문 합창단과 작품을 준비하고 무대에 올리는 과정을 통해 역량을 겨룬다.

올해 경연은 지난 5~10일 베를린에서 열렸으며, 마지막 날 결선 공연을 마친 뒤 수상자를 발표했다. 한국인 지휘자가 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22년 제5회 우승자 권현주에 이어 두 번째다.

김보빈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합창 지휘를 전공한 뒤 프랑크푸르트 국립음악대에서 석사 과정을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했다. 이후 자르브뤼켄 국립음악대에서 합창 지휘 최고연주자과정을 마쳤고, 프랑크푸르트 국립음대에선 오케스트라 지휘를 전공했다. 2023년에는 독일 바이에른 마르크트오버도르프에서 열린 제2회 국제 합창 지휘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다.

김보빈은 독일 주요 오페라극장에서 경력을 쌓았다. 2026/2027 시즌부터 뮌헨 바이에른 국립오페라극장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오페라 합창단 부지휘자를 맡았다. 앞선 두 시즌에는 드레스덴 젬퍼오퍼에서 여성 최초이자 아시아인 최초로 오페라 합창단 지휘자 어시스턴트와 합창 반주자로 일했다.

2023/2024 시즌에는 베를린 도이체 오퍼의 합창 지휘자 제러미 바인스의 어시스턴트로 ‘닉슨 인 차이나’ ‘안나 볼레나’ ‘마태 수난곡’ 등의 작품에 참여했다. 김보빈은 향후 희망사항을 묻는 질문에 “유럽 주요 합창단에서 활약하는 여러 한국인 단원들과 함께 공연을 해보는 것이 개인적 소망”이라고 밝혔다.

조동균 기자 chodog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