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율리우스 아살 "인간의 가장 어두운 심연으로 떠나볼게요"
獨 피아니스트 율리우스 아살
5일 대전부터 리사이틀
'엠마 하우크의 러브 레터' 등
어둡고 비극적인 곡들로 채워
5일 대전부터 리사이틀
'엠마 하우크의 러브 레터' 등
어둡고 비극적인 곡들로 채워
넘치는 개성으로 주목받고 있는 아살이 한국을 찾는다. 오는 5일 대전을 시작으로 하는 첫번째 리사이틀 투어다. 공연을 앞두고 베를린 자택에 있는 그와 화상으로 만났다.
◇심연으로 떠나는 여정
“예술가들, 특히 작곡가들이 평생에 걸쳐 어떻게 변했는지 지켜보는 건 저한텐 굉장히 흥미로운 작업이에요.”오는 20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열리는 내한 무대는 한 작곡가에 대한 탐구를 넘어 인간의 가장 어두운 심연으로 다가선다. 무대는 솟구치는 열정이 담긴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번으로 문을 열고, 어둠과 고통의 시간을 건너 고요에 이른 32번으로 막을 내린다.
두 곡 사이에 놓인 작품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엠마 하우크의 러브 레터’다. 러시아 태생인 미국 작곡가 레라 아우어바흐가 아살에게 헌정한 이 작품은 아시아 초연으로 관객을 만난다. 아살은 이 곡에 대해 “정신병원에 감금된 채 남편을 그리워하는 독일 여성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라며 “마치 악령과 싸우듯 충격적이고 비극적인 선율”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공연에서 아살이 그리고 싶은 것은 “인간의 가장 어두운 심연으로 떠나는 여정”이다. “하지만 그 여정 끝에 만나는 빛은 마냥 밝지만은 않아요. 어둠의 잔상을 품은 모습이죠.”
◇건반 위의 펜싱 ‘즉흥연주’
이번 투어에선 지역마다 프로그램이 조금씩 다르다. 대전(5일)과 강릉(21일)에선 즉흥연주를 결합한 드뷔시의 프렐류드를, 수원(6일)에선 베토벤을 주제로 한 즉흥연주를 들려준다. 그에게 즉흥연주는 음악이 가진 찰나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다시 반복될 수 없다는 게 음악이 가진 아름다움이에요. 미술품처럼 어딘가에 놓고 두고두고 감상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음악을 만든다는 건 오직 그 순간에만 존재하는 일이고, 그게 바로 음악의 마법이에요.”아살이 최근 꽂힌 운동인 펜싱도 즉흥연주와 닮았다. 그는 “펜싱은 상대의 예상치 못한 공격에 즉각 반응해야 하는 운동”이라며 “즉흥연주를 할 때도 나 자신과 겨루듯 순발력 있게 대처해야 하기 때문에 연주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2024년 내한 때 앙코르만 여섯 곡을 연주했던 아살. 그는 최근 한 한국인 연주자가 앙코르 열 곡으로 기록을 세웠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자 웃으며 답했다. “더 많이 연주할 준비가 돼 있어요. 관객이 원한다면 얼마든지요!”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