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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정치가 환경을 만났을 때
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
나는 왜 이 노래가 좋았을까. 생각해 보건대 내 마음과 꼭 닮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나는 예전부터 도시적인 것보다 자연적인 것에 더 마음이 끌렸다. 그렇다 보니 내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다음 세대가 내가 보고 느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물려주고 싶었다.
그럼 언제부터 환경을 위해 행동해 왔을까. 톺아보면, 정치적인 권한을 가진 다음부터인 것 같다. 그 첫 단추는 서울시의원으로 활동하던 때, 매년 더워지는 날씨에 맞춰 변화하는 기후에 적합한 수종을 심어야겠다고 생각하고 행동에 옮긴 것이 가장 처음의 기억이다. 장장 15년여에 걸쳐 편백숲을 가꿨고, 실제로 “편백숲을 걸으니 아토피가 좋아진 것 같다”며 환하게 웃던 구민의 모습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두 번째 단추는 구청장 임기 초반에 일궈낸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다. 처음에는 인근 주민들의 반대가 극심했지만 숙제처럼 부여받은 이 일을 마치 핵폭탄 돌리듯 다시 내 다음 사람에게 넘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누군들 본인의 지역에 재활용 쓰레기장을 짓고 싶었겠는가. 어떤 정치인인들 회피하고 싶지 않았겠는가. 그렇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는 절박함으로 정면 돌파해 쓰레기 대란의 해법을 마련했다. 그래서 마포구, 서대문구, 은평구에 이르는 3자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은평구가 ‘재활용품 선별시설’을 짓기로 했다. 또한 시설의 완전지하화를 이끌어냈고 건립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일상의 문화를 바꾸는 일에도 애썼다. 구민들이 주도적으로 재활용품을 분리 배출하는 ‘모아모아’ 사업을 정착시켰고, 종국에는 AI 재활용품 분류 시설까지 도입했다. 이제 역촌역 일대에서는 퇴근길에 재활용품을 들고 줄 서 있는 구민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일회용품을 쓰지 않는 구청장’ 덕분에 행사장에는 다회용기 시스템이 자리를 잡았고, 전통시장 상인들은 비닐봉지 대신 어르신들이 신문지로 만든 ‘그린백’을 배부하고 있다. 이제 환경을 지키는 일은 은평의 새로운 일상이 됐다.
당장 먹고사는 일도 힘겨운 시대에 몇십 년 뒤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일은 힘에 부친다. 그래서 정치인도 환경을 말하는 일에 인색해지고 있고 나 또한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럼에도 ‘미래를 빌려쓰는 사람’ 중 누군가는 ‘환경을 지키자’고 이야기해야 한다. ‘늦은 것이 아닐까, 모두들 포기한 듯해도 내가 널 항상 지켜줄 거야.’ 32년 전 노래의 한 구절처럼 ‘우린 너희들의 미래를 빌려쓰고 있을 뿐’이라는 말을, 나는 앞으로도 잊지 않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