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노후 대비라더니…주택연금 끌어다 절반은 빚 갚았다
주택연금에서 목돈을 인출한 가입자 중 절반은 주택담보대출 상환에 돈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을 담보로 노후 생활자금을 연금 형태로 제공한다는 제도 도입 취지와 반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65세 이상 주택연금 가입자의 개별인출 사용 목적 중 기존 주택담보대출 상환 비중은 51.4%로 집계됐다. 의료비는 11.3%, 관혼상제비는 0.3%였다.

개별인출은 주택연금 가입자가 연금지급한도의 일부를 목돈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앞으로 연금으로 받을 재원의 일부를 미리 꺼내 쓰는 것이다. 주담대 상환을 위한 일시인출은 연금지급한도의 최대 90%까지 가능하며, 나머지 재원을 바탕으로 매달 연금을 받는다. 올해 65세 이상 개별인출금 사용자의 평균 인출액은 8407만5000원이었다.

개별인출금을 주담대 상환에 쓰는 현상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개별인출 사용 목적 중 주담대 상환 비중은 2021년 52.8%에서 2022년 60.0%로 높아졌다. 이후 2023년 58.3%, 2024년 52.3%로 해당 기간 매년 절반을 넘었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기존 주택 담보 대출을 상환해야 주택연금을 1순위 대출로 설정할 수 있는 구조다보니 개별인출금으로 미리 끌어다 쓰는 사례가 많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독] 노후 대비라더니…주택연금 끌어다 절반은 빚 갚았다
한편 올해 상반기 주택연금 신규 가입자 수는 8879명을 기록했다. 2007년 제도가 도입된 이후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주택연금 가입은 올 1월 939건, 2월 780건에서 3월 1287건으로 급증하더니 4월엔 2322건으로 월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집값이 상승함에 따라 고가주택을 보유한 이들의 주택연금 가입도 늘고 있다. 올해 1~7월 신규 가입 1만798건 가운데 10억원 이상 주택은 1112건으로 10.3%를 차지했다. 지난해 7.4%보다 2.9%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자료가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비중이다. 20억원 이상 주택의 가입도 같은 기간 77건으로 지난해 연간 가입 건수인 19건의 네 배를 넘어섰다.

집을 담보로 확보하는 노후 생활비는 지역에 따라서 차이가 컸다. 올해 1~7월 주택연금 신규 가입자의 평균 월지급금은 서울이 242만5000원으로 전남(72만5000원)의 약 3.3배였다. 강원과 충북·충남, 전북·전남, 경북·경남 등 7개 시도는 평균 월지급금이 100만원에 못 미쳤다.

전현희 의원은 "주택연금 개별인출금의 절반가량이 기존 주택담보대출 상환에 사용되고, 거주 지역에 따라 주택연금 월지급금에도 상당한 격차가 나타나고 있다"며 "주택연금이 기존 빚을 갚는 데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노후 소득원이 될 수 있도록 대출 상환 이후 가입자가 수령하는 생활비가 충분한지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