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플레이터 전 보스턴다이내믹스 최고경영자(CEO)는 대학 시절 체조 선수로 활약했다. 박사과정을 밟기 위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 방문했을 때 우연히 마크 레이버트 교수가 개발한 공중제비를 도는 로봇을 봤다. 체조 선수로서 몸의 움직임을 탐구한 경험과 로봇 연구가 만나는 로봇 공학에 매료됐다.

그는 MIT 박사과정에서 체조 동작을 로봇에 적용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로봇이 복잡한 동작을 수행할 때 모든 움직임을 일일이 계산해 제어하기보다 팔의 움직임과 몸의 회전, 관성 같은 물리적 특성이 동작을 도와줄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었다.

로봇의 균형과 역동적인 움직임을 물리학과 제어의 관점에서 이해하려 한 경험은 플레이터 전 CEO의 로봇 연구를 관통하는 토대가 됐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이 공중제비와 백플립(뒤로 공중회전) 등의 곡예에 능한 것도 동물의 우아한 몸짓과 민첩한 동작을 과학적으로 연구한 결과다.

화려한 곡예를 선보이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손으로 섬세한 물체를 다루는 일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주요 과제다. 그는 “작고 섬세한 물체를 다룰 수 있도록 충분한 감각 피드백을 갖춘 다용도 로봇 손을 개발하려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쪽 모두에서 발전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 앞으로 수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