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서 지고 필리핀서 이긴 K해양방산…승패 가른 것은
2026년 K-해양방산은 상반된 두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캐나다와 폴란드, 호주에서는 연이어 고배를 마셨지만, 같은 기간 필리핀과 태국, 페루에서는 수주 행진을 이어갔다. 기술력이 하루아침에 달라졌을 리 없다. 그렇다면 무엇이 달랐는가. 이러한 대척점이야말로 K-해양방산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지표가 되고 있다.

세 번의 패배가 가져다 준 교훈

지난 7월 6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최대 60조원 규모의 차세대 초계잠수함 사업(CPSP) 우선협상대상자로 독일의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를 선정했다. 한국의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조선 원팀'은 2032년 첫번째 잠수함 인도라는 파격적 납기를 제시했고, 현지 80여 개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어 연간 2만 5000개 일자리와 1200억 캐나다달러의 경제효과를 약속했다. 대통령실까지 직접나선 세일즈 외교로 열세를 접전으로 돌렸지만 그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카니 총리가 밝힌 선정 사유는 ①나토(NATO) 및 동맹국과의 상호운용성 ②현지 유지·보수·정비(MRO) 역량을 포함한 경제적 혜택 ③독일과의 관계였다. 잠수함의 성능은 언급되지 않았다.

2025년 11월 폴란드의 잠수함 사업 '오르카 프로젝트'에서는 스웨덴 사브의 A26이 선정됐다. 결정적 변수는 스웨덴이 폴란드산 대공미사일 구매와 폴란드 건조 구조함 도입을 약속한 '상호구매' 방식의 절충교역 거래였다. 무기를 팔면서 상대의 무기를 사 주는 산업 대 산업의 교환 방식이다. 호주 범용호위함 사업(SEA 3000) 수주 실패는 더 뼈아프다. 한국 해양방산업체 2사(현대중공업, 한화오션)는 2024년 11월 숏리스트 단계에서 탈락했고,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개량형 모가미급이 2026년 4월 11척 본계약을 따냈다. 일본의 승부수는 호위함의 성능이 아니라 최소 운용 인력인 '승조원 90명' 이었다. 만성적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호주 해군의 가장 아픈 곳을 자동화 설계로 겨냥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