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부채가 향후 5년간 200조원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임대주택 운영 손실이 매년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LH를 통한 주택 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서다.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정부의 주택 공급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LH 부채 2030년까지 200조 증가…"공공주택 차질 우려"
12일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이 LH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LH 부채는 지난해 말 173조7000억원에서 2030년 372조8000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2016년 133조3000억원이던 LH 부채는 10년 만에 40조원 넘게 증가했다.

수익성은 악화하고 있다. LH는 2024년 43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지난해 6413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임대주택 운영 손실도 2022년 1조9000억원에서 2023년 2조2000억원, 2024년 2조5000억원, 지난해 2조7000억원으로 확대됐다.

LH 재무구조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 국회 국정감사에서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LH가 택지 매각 대신 직접 주택사업을 시행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부채가 급증하고, 이자보상배율이 마이너스로 떨어져 사실상 ‘좀비기업’이나 다름없는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임대주택을 2030년까지 94만 가구 공급하겠다는 계획은 부채를 눈덩이처럼 불리겠다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성훈 LH 사장은 “공사 원가가 많이 올라 개발사업을 해도 남는 것이 적다”며 “부채 증가 속도가 빠르고 회복은 더디기 때문에 정부에 재정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부는 LH 재무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택지개발·주택건설을 맡는 ‘주택도시개발공사’와 주거복지를 담당하는 ‘주택도시자산공사’로 분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전에 분사부터 추진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여당에서 나왔다.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늘어난 적자와 기존 부채를 어떻게 처리할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도 “과거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를 통합한 취지가 무색하게 17년 만에 다시 나누는 것이 과연 LH의 재무구조 개선과 주거 안정이라는 존재 이유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