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가량 된 서울 마포구 성산동 마포농수산물시장이 민간 사업자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K푸드’ 거점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서울시가 대상지를 제시하고 민간으로부터 창의적인 사업계획을 받는 ‘민관동행(대상지 공모형 민간투자사업)’을 통해서다. 서울시는 재정을 투입해 사업성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송파구 가락동 옛 성동구치소 특계4부지(청소년 교육·문화 복합시설), 서초구 서초동 옛 서초소방학교 부지(시니어타운) 등 기타 민관 동행 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 마포농수산물시장 현대화 속도

12일 개발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연내 마포구 성산동 553의 1 일대 마포농수산물시장 및 주차장 11만350.1㎡와 강남구 수서동 737 일대 수서택지개발지구 특계17부지 1만2102㎡ 등 두 곳을 대상으로 민관동행사업 기획 제안을 받을 예정이다.
마포농수산시장·수서, K푸드·주거 복합시설로
상암월드컵경기장 인근에 있는 마포농수산물시장은 1998년 개장한 이후 마포구시설관리공단이 관리·운영하는 도심형 종합 농수산물 도·소매 상설 전통시장이다.

앞서 서울시는 마포농수산물시장을 현대화하고 이 일대를 K푸드·컬처 특화 복합시설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시가 추진하는 G3 서울플랜과도 맞물린다. 지난달 발표한 G3 서울플랜에는 기존 서울 도심·여의도·강남 등 3도심에 상암·수색, 가산·구로, 창동·상계, 고덕·강일을 4개 광역도심으로 추가 육성하는 내용이 담겼다.

마포농수산물시장 현대화 사업은 상암동에 조성될 예정인 대관람차 ‘서울링’, 상암DMC 랜드마크 용지·DMC 홍보관 부지 매각, 은평구 수색차량기지에 조성하는 청년미래타운 등과 함께 상암·수색 일대 개발의 중심축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일부 시 재정을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 “최초 기획자 인센티브 명확해야”

서울시가 민관동행사업 방식을 택한 것은 민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반영하기 위해서다. 서울시가 2024년 처음 도입한 민관동행사업은 시가 공공 가용부지를 사업 대상지로 제시하고 민간이 해당 부지를 활용한 사업계획을 제안하는 민간투자 개발사업이다. 민간 사업자는 일정 기간 공공시설을 운영하며 수익을 거둔다.

현재 송파구 가락동 옛 성동구치소 특계4부지(청소년 교육·문화 복합시설), 서초구 서초동 옛 서초소방학교 부지(시니어타운),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 후문주차장(주차 및 어린이 특화 문화시설) 등이 민관동행사업 방식으로 공공시설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성동구치소 특계6부지는 예스24·우미건설·하나은행 컨소시엄이 문화복합시설을 제안해 우수제안자로 선정됐다. 5000석 규모의 이른바 ‘잠실팝시티’ 공연장이다.

업계에서는 처음 아이디어를 낸 사업자가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의구심도 나온다. 한 개발업계 관계자는 “자칫 초기 기획 단계에서 아이디어만 내주고 다른 사업자가 더 나은 사업 조건을 제시해 사업권을 가져가는 게 아닌지 의문”이라며 “공공성이 강조되는 만큼 수익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도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서울시 민관동행사업은 가용지 발굴 및 공개, 사업 기획 제안 공모, 민관 협의와 평가·심사, 제3자 공고, 사업시행자 선정 등의 단계로 진행된다. 최초에 밑그림을 그린 사업자가 제3자 공고에서 어떤 인센티브를 받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초반부에 시와 협의를 이어간 우수제안자나 최초제안자에게 제3자 공고 단계에서 가점을 부여할 권한은 행정안전부나 재정경제부에서 지정하는 검토 전문기관에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처음 아이디어를 기획한 사업자가 추후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을 관계기관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