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훈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유정훈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고속도로 포트홀(도로 파임) 피해를 본 운전자가 한국도로공사에서 받는 배상 비율이 2년 새 30%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휴게소 라면값의 절반가량이 운영업체 수수료로 나가는 구조도 도마에 올랐다. 도로공사의 금융부채가 4년 만에 10조원 넘게 늘어 41조원을 웃돈다는 지적도 나왔다.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도로공사 국정감사에서는 이용자 피해 보상과 휴게소 운영, 재무건전성을 두고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도로공사가 2024년 7월 포트홀 피해 배상 업무를 보험사로 넘긴 뒤 배상 비율은 2023년 93.9%에서 지난해 64.7%로 29.2%포인트 낮아졌다. 50만원 이하 소액 피해를 전액 배상한 비율은 같은 기간 85.8%에서 11%로 줄었다. 보험사가 운전자 과실 비율을 배상액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염 의원은 배상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절차가 따로 없다며 업무를 넘겼어도 관리 책임은 도로공사에 있다고 지적했다. 유정훈 도로공사 사장은 문제에 공감한다며 개선 방안을 마련해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은 2021년 이후 고속도로 2차 사고가 339건 발생했다며 신속한 대응체계를 주문했다.

휴게소 수수료 문제도 제기됐다. 이용선 민주당 의원은 전국 23개 휴게소에서 파는 4000원짜리 ‘EX 라면’의 운영사 수수료율이 평균 45%라고 밝혔다. 망향휴게소는 51.6%로 가장 높았다. 부가가치세와 수수료, 식자재비를 빼면 입점업체에 남는 돈은 365원(9%)에 그쳤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임대료와 관리비를 포함한 입점업체 평균 수수료율이 40.2%라고 지적했다. 유 사장은 운영업체를 거치지 않고 입점업체와 직접 계약하는 시범사업을 8개 휴게소에서 하고, 성과를 본 뒤 확대 여부를 정하겠다고 했다. 윤종오 진보당 의원이 휴게소 노동자 쉼터의 천장 누수와 시설 파손을 지적하자 유 사장은 즉시 전수조사하겠다고 답했다.

허영 민주당 의원은 도로공사의 금융부채가 2021년 31조원에서 지난해 41조4000억원으로 4년 만에 10조4000억원 늘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갚은 원리금은 5조6000억원인데, 영업활동으로 확보한 현금은 1조3000억원이었다. 같은 해 새로 발행한 채권은 7조3600억원에 달했다. 허 의원은 최근 5년간 명절 통행료 면제와 경차·장애인·친환경차 할인 등으로 생긴 감면액 2조1830억원을 정부가 보전하지 않았다며 정부 지원체계를 손봐야 한다고 했다.

통행료 미납 관리도 도마에 올랐다. 이용선 의원은 상습 미납 차량에 부과한 1380억원 가운데 694억원만 징수됐다고 밝혔다. 부승찬 민주당 의원은 미납 관리에 드는 행정비용이 미납금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유 사장은 전자고지로 전환하고 압류·번호판 영치를 위한 법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자회사 한국도로공사서비스의 ‘채용 블랙리스트’ 의혹도 나왔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한 개인이 도로공사서비스 인사 담당자에게 도로공사 퇴직자 명단을 건네며 채용에서 배제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본인 동의 없이 명단이 넘어갔다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는 게 전 의원의 설명이다. 전 의원은 2급 관리자 가운데 도로공사 출신은 연봉이 1억원을 넘지만 다른 출신은 8000만원 수준이라며 처우 격차도 문제 삼았다. 조춘연 도로공사서비스 사장 직무대행은 3급 이상 관리자의 직무 중심 연봉체계 개선을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