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윤정이 지난 3월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공개한 아이폰17 프로를 사용 중인 모습(왼쪽)과 지난달 27일 올린 갤럭시Z폴드8을 들고 있는 모습. 사진=고윤정 인스타그램 캡처
배우 고윤정이 지난 3월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공개한 아이폰17 프로를 사용 중인 모습(왼쪽)과 지난달 27일 올린 갤럭시Z폴드8을 들고 있는 모습. 사진=고윤정 인스타그램 캡처
삼성전자 갤럭시 폴더블폰의 구매층이 젊어지고 아이폰에서 넘어오는 고객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큰 화면과 휴대성을 앞세워 옛 '아재폰' 이미지를 바꾸는 한편, 데이터를 옮기고 다른 기기와 연결하는 불편을 줄여 경쟁사 이용자의 갤럭시 전환을 공략하는 모습이다.

아이폰서 넘어오고…2030 여성 구매도 늘어

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미국에서 갤럭시Z폴드8을 구매한 고객 중 경쟁 브랜드에서 넘어온 비중은 23%였다. Z폴드8 울트라는 12%로, 두 제품 모두 전작 Z폴드7보다 타사 고객 유입 비중이 높았다. Z플립8 구매자 중 다른 브랜드에서 넘어온 고객도 미국에서는 30%, 유럽에서는 20%를 차지했다.

동남아시아·오세아니아에서는 타사 스마트폰을 쓰다가 폴드8 시리즈로 바꾼 고객 수가 이전 Z폴드 세대 때보다 60% 이상 증가했다. 아이폰 이용자의 전환 비중도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CNBC에 세계 시장에서 신형 Z폴드8 시리즈로 기기를 바꾼 고객 중 기존 iOS 이용자의 비중이 전작 Z폴드·플립7 때의 1.6배라고 밝혔다.

판매량도 증가했다. Z폴드8·폴드8 울트라의 합산 판매량은 전작 Z폴드7과 비교해 유럽에서 50%, 동남아·오세아니아에서 40% 늘었다. 미국에서도 출시 한 달 시점에 두 제품의 합산 구매량이 Z폴드7보다 약 30% 많았다. 올해 두 모델의 실적을 지난해 Z폴드7 한 모델과 비교한 수치다.

국내에서는 삼성닷컴의 젊은 여성 구매자가 늘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닷컴에서 갤럭시Z폴드·플립8 시리즈를 사전 구매한 고객의 절반은 10~30대였다. Z폴드8과 Z폴드8 울트라를 구매한 이 연령대 여성 고객 수는 전작 Z폴드7 때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배우 고윤정이 지난달 27일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공개한 갤럭시Z폴드8을 들고 있는 모습. 사진=고윤정 인스타그램 캡처
배우 고윤정이 지난달 27일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공개한 갤럭시Z폴드8을 들고 있는 모습. 사진=고윤정 인스타그램 캡처

얇고 넓어진 폴드8…'아재폰' 이미지 벗나

삼성전자가 파악한 Z폴드8 구매자의 주요 선택 이유는 얇고 가벼운 디자인과 휴대성, 여러 작업과 콘텐츠 감상에 적합한 내부 화면이었다. Z폴드8 울트라 구매자는 별도 태블릿 없이 넓은 화면에서 작업할 수 있다는 점을 선호했다. 미국에서는 기존 Z플립 이용자가 Z폴드로 바꾼 규모도 Z폴드7 때의 3배 이상이었다.

소비자 인식 조사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아젠다북이 아이뉴스24 의뢰로 성인 남녀 5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67%가 Z폴드8이 기존 갤럭시Z폴드의 '아재폰' 이미지에서 벗어났다고 답했다. 가로 폭을 넓힌 여권형 디자인에 대해선 절반이 펼쳤을 때 화면 활용이 좋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트렌디한 이미지로 인기가 높은 배우 고윤정이 지난달 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한 파리 여행 사진에서도 갤럭시Z폴드8이 포착됐다. 고윤정은 지난 3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아이폰17 프로로 셀카를 찍는 모습을 공개한 바 있다. 삼성전자 광고모델이 아닌데도 약 6개월 만에 브랜드를 갈아탄 것으로 보인다. 광고와 무관한 일상 사진에서 Z폴드8을 사용하는 모습이 노출되면서 종전과는 달라진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있단 평가다.

데이터 이전·파일 공유 강화…갈아타기 장벽 낮춰

삼성전자는 아이폰 이용자가 갤럭시로 바꿀 때 겪는 불편도 줄이고 있다. 새 갤럭시Z 시리즈에서는 아이폰에 별도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지 않고 갤럭시 화면의 QR코드를 스캔해 무선으로 데이터를 옮길 수 있다. 사진과 연락처뿐 아니라 비밀번호·패스키, 통화 기록, eSIM 정보 등으로 이전 항목을 넓혔다.

기기를 바꾼 뒤 아이폰을 쓰는 가족·친구와 파일을 주고받는 기능도 강화했다. 폴드8 등에 적용된 퀵셰어는 애플 생태계 '락인' 요소 중 하나였던 '에어드롭'과의 호환을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RCS 메시징을 통한 안드로이드·iOS 간 사진·영상 공유와 그룹 대화 기능도 안내하고 있다. 데이터를 새 기기로 옮기는 과정부터 주변 사람들과 다른 운영체제를 쓰면서 생기는 불편까지 줄이겠다는 취지다.

익숙한 브랜드를 떠나는 심리적 부담을 겨냥한 광고도 내놨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에서 임상심리학자가 출연하는 '스위처스' 캠페인을 시작해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브랜드 충성도 등 스마트폰 교체를 망설이는 이유를 다뤘다. 키나 그릭스비 삼성전자 미국법인 모바일경험 부문 최고마케팅책임자는 "많은 사람에게 스마트폰을 바꾸는 일은 큰 결정처럼 느껴지지만, 우리는 이것이 기술적인 문제보다 감정적인 문제에 가깝다고 봤다"고 말했다.

홍민성/김대영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