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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싸들고 줄부터 섰다"…삼전닉스 '대박 전망' 나온 이유 [테크로그]
마이크론, 4분기 예치금만 123억달러
"메모리, AI 플랫폼 경쟁력 좌우" 강조
국내 업체 생산량 70%도 장기공급계약
HBM 외 서버용 D램 물량 선점 경쟁도
마이크론·삼전닉스, 내년에도 대박 전망
"메모리, AI 플랫폼 경쟁력 좌우" 강조
국내 업체 생산량 70%도 장기공급계약
HBM 외 서버용 D램 물량 선점 경쟁도
마이크론·삼전닉스, 내년에도 대박 전망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AI는 초지능(SI)이 되어가고 있으며 메모리는 이러한 지능과 고객사 플랫폼의 경쟁력을 높인다"고 말했다. 메모리 확보가 AI 플랫폼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고 강조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론 '물량 선점'에 123억달러 몰려
7일 마이크론에 따르면 '전략적 고객 협약(SCA)' 체결 건수는 26건. 계약과 연장 계약에 따른 고객사의 재무 약정액은 320억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6월 공개한 220억달러보다 45.5% 늘어난 규모다. 약정액 대부분은 현금 예치금이다.지난달 3일 종료한 2026회계연도 4분기에 받은 예치금은 123억달러, 분기 말 잔액은 127억달러다. 고객사들이 메모리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먼저 맡긴 돈이다. 고객사가 약속한 최소 구매량을 채우면 마이크론은 계약 기간 후반부에 이 돈을 돌려준다.
이 같은 협약엔 여러 해에 걸쳐 약정 물량을 받거나 대금을 지급해야 하는 조건이 붙는다. 마이크론은 2031년까지 이어지는 계약도 체결했다. 회사는 SCA가 2030년까지 예상 매출 가운데 35%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 구매 약속이 생산계획·매출 전망을 뒷받침한다.
미래 계약 매출을 가늠하는 잔여계약의무액(RPO)은 약 1500억달러로 직전 분기(약 1000억달러)보다 50% 증가했다. 이는 가격 산정 방식이 정해진 계약의 약정 물량과 최소 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했다.
고객사들은 내년 물량도 선점한 상태다. 마이크론은 내년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량 대부분이 계약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가격이 올해보다 대폭 올랐는데도 HBM4 생산 확대와 함께 내년 물량도 선점을 마친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장기계약 방식이 공급망을 좌우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달 초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이 2031년까지 생산능력 가운데 약 70%를 장기공급계약(LTA)에 배정했다고 전했다. 주요 고객으로는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구글이 거론됐다. 이처럼 거물급 고객사에 물량이 묶이면 현물시장 공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SK하이닉스는 앞서 2분기 실적발표 당시 핵심 고객을 포함한 고객사 10여곳과 LTA 협상을 마무리했다고 발표했다. 다른 주요 고객사와도 추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HBM4 양산 출하는 2분기에 시작했고 올 하반기 생산 확대를 예고했다.
서버용 D램 등도 물량 선점 경쟁 지속
물량 확보 경쟁은 HBM에 그치지 않는다. 트렌드포스는 지난달 30일 일부 클라우드서비스업체(CSP)가 서버용 D램을 추가로 구매하면서 공급업체 재고가 줄고 계약가격 올랐다는 분석을 내놨다. HBM 생산이 범용 D램 생산능력을 잠식해 서버와 소비자용 제품 모두 공급이 빠듯한 상황이 이어지자 물량 선점 경쟁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다만 물량 선점이 낮은 가격을 보장하진 않는다. 트렌드포스 자료를 보면 미국 CSP의 추가 수요가 LTA 가격 범위를 높이고 서버 메모리 계약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물량을 확보한 기업도 가격 상승 부담을 짊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공급을 빠르게 늘릴 수도 없는 상황. HBM·범용 D램은 제한된 첨단 공정과 웨이퍼 생산능력을 놓고 경쟁한다. 차세대 제품의 수율·생산량을 높이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트렌드포스는 내년까지 공급이 빠듯할 것으로 내다봤다.
트렌드포스가 제시한 내년 HBM 전체 제품의 평균판매가격(ASP) 상승률은 121%. 공급 제약에 고가 HBM4 비중 확대와 내년 하반기 HBM4e 생산 확대를 고려한 전망치다. 여기에 고가 제품 판매 비중이 커지는 효과도 반영됐단 설명이다.
저장장치도 비슷하다. 트렌드포스는 AI 추론 인프라 확대에 따라 올해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수요가 용량 기준으로 전년보다 80% 넘게 늘어난다고 봤다. 추가 공급량 대부분은 이미 고객사에 배정됐고 올 4분기에는 eSSD 가격 상승 폭이 직전 분기보다 커진단 관측이다.
마이크론·삼전닉스, 내년에도 '대박' 전망
마이크론의 2026회계연도 4분기 매출은 542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4.8배에 이른다. 다음 분기 매출 전망은 615억달러로 예상된다. 메로트라 회장은 "2027회계연도에는 한층 더 좋은 실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아직 증설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마이크론의 미국 아이다호 첫 신규 공장은 내년 중반 웨이퍼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시장에 의미 있는 영향을 주려면 이후 몇 분기가 더 흘러야 한다. 회사는 2027·2028년 메모리와 저장장치 수급이 올해보다 훨씬 더 빠듯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로트라 회장은 "고객과 함께 초지능을 발전시키기 위해 기술·제품·제조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SCA는 마이크론 재무 실적의 지속성에 대한 확신을 더해준다"고 강조했다.
AI용 메모리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에도 반영되고 있다. AI 기반 투자정보 플랫폼 에픽AI가 집계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올 3분기 합산 영업이익 전망치는 187조5140억원. 직전 분기보다 약 2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에픽AI는 "AI 서버용 메모리 가격 상승과 HBM4 출하 확대"를 실적 개선 요인으로 지목했다. 고객사엔 비용 부담인 메모리값 상승이 공급사 이익을 키우는 동력이 되는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홍민성/김대영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