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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이미 다 안다"…정동영 '피식'에 박충권 분노한 이유 [인터뷰]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 인터뷰(下)
"北포로 2명 경위 필요…우크라, 귀순 심리전 차원"
"국정원 조사 장기화 우려…회유·북송 절대 안 돼"
"우크라行 인권단체 고발, 가자지구 활동가比 과도"
"北·中 온라인 여론 개입 가능성…입법 대응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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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충권 국민의힘 의원(비례)은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통일부 정책지원과와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손잡고 한국에 정착해 잘 살고 있는 탈북민들을 지속적으로 접촉해 '북한에 다시 가고 싶지 않느냐' 취지의 북송 회유를 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어오고 있다"며 탈북민 북송 회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일부 여당 의원들이 말도 안 된다는 듯 '씨익' 웃음을 보이자 박 의원은 "제보가 아주 신빙성 있는 소스로부터 들어오고 있다. 불안해서 어떻게 살 수 있는지 생각해봤느냐"며 반발했다.
탈북민 출신인 박 의원이 최근 이렇게 특히 주목하는 현안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붙잡혀 한국에 온 북한군 포로 2명의 처리 문제다. 그는 정부가 두 사람의 국내 송환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추진했는지, 어떤 경위를 거쳐 비공개 입국이 이뤄졌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정원 조사 과정이 필요 이상으로 장기화돼서는 안 된다며 "두 사람을 북한으로 보낼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북한군 포로 문제를 넘어 북한 등의 온라인 여론 개입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 의원과의 일문일답.
"북한군 포로가 처음 잡혔을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들을 한국과의 협력 과정에서 활용하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 당시 윤석열 정부의 외교부가 관련 협의를 비공개로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러시아와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비공개 협의 자체는 이해할 수 있다.
이재명 정부도 '한국행을 희망하면 수용한다'는 원칙을 유지했고 우크라이나 측과 협의를 이어왔다. 다만 정부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두 사람을 받아들이게 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정부가 사전에 어느 정도까지 상황을 공유받았는지, 실제 송환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추진했는지, 또 어떤 경위를 거쳐 두 사람이 국내에 들어오게 됐는지는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 우크라이나는 북한군 포로를 한국에 보낼 어떤 유인이 있었다고 보나.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두 사람을 계속 데리고 있을 필요성이 줄었을 수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포로 교환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두 사람의 향후 신병 처리 문제도 함께 고려했을 것으로 본다.
두 사람은 이미 적십자의 비강제 송환 원칙에 따른 보호 대상자로 등록됐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 돌려보내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이 과정에는 민간단체들이 상당한 역할을 했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전선에 있는 북한군 자체가 큰 부담일 수 있다. 북한군은 추가 파병 가능성이 있다. 전투력이 강하고 포로가 되기보다 자폭하는 사례까지 있어 상대하기 쉽지 않은 병력이다.
그렇다면 북한군을 귀순시키는 심리전이 필요하다. 두 사람을 한국으로 보내고 이를 국제사회에 알리면 다른 북한군을 상대로 '귀순하면 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
"두 사람이 한국에 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2025년 2월부터다. 이후에도 계속 의사를 밝혔고 방송을 통해서도 알려졌다.
전 세계가 이미 이 사람들이 한국에 가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김정은도 알고 있을 것이다. 적십자 보호 대상자로까지 등록돼 한국행은 결국 시간문제라고 알려져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공개 여부 때문에 새롭게 가족에게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논리는 납득하기 어렵다."
▶ 본인처럼 공개 활동을 하는 탈북민은 북한에 남은 가족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없나. 일반 탈북민의 동향까지 북한이 파악할 수 있나.
"우리가 생각하는 것을 훨씬 뛰어넘어서 북한은 한국에 대해 많은 것을 파악하고 있다. 심지어 제가 이렇게 인터뷰하는 것 역시 김정은에게 보고될 수 있다.
피해 가능성은 항상 있다. 하지만 오히려 전 세계와 전 국민이 모두 아는 상황이 되면 김정은 입장에서도 가족을 해코지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국제사회 앞에서 보복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아주 초창기에는 탈북민 가족에게 보복했지만, 지금은 탈북민과 그 가족이 너무 많다. 모든 탈북민 가족을 상대로 보복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 북한 주민들에게 탈북민 소식이 더 알려져 탈북이 늘어나는 것이 북한 체제에 영향을 줄 수 있나.
"당연하다. 그렇게 되면 체제가 붕괴할 수 있다. 어느 지역에 사는 주민 대부분이 탈북민 가족이 되는 수준까지 가면 체제를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이번 북한군 포로 송환과 관련해 이재명 정부가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았다고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북한군 포로 두 명을 적십자의 보호 대상자로 등록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민간단체들이 우크라이나 국방부와 약속하고 현지에 가려고 했다. 포럼을 열고 정치권과 우크라이나 국방부 관계자들을 만나 '나는 살고 싶다' 프로젝트 등을 논의하려고 했다.
이들은 외교부에 예외적 여권사용 허가를 신청했지만, 외교부가 통일부 장관 추천서를 요구하는 등 추가 절차를 요구했고 결국 허가를 받지 못한 채 출국했다고 한다. 이후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처우조정본부 관계자 등을 만나 북한군 포로 문제를 논의했고, 귀국 뒤 외교부 고발로 여권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작년 10월 여행금지지역인 가자지구에 구호 활동을 하겠다며 들어갔다가 이스라엘군에 붙잡혀 송환된 활동가들이 있었다. 당시 정부의 대응과 비교하면 이번 민간단체에 대한 조치는 비례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회유 가능성을 우려한다. 보통 국정원 조사는 길어야 두 달 정도면 끝난다. 아무리 기밀을 많이 아는 사람이라도 필요 이상으로 조사가 장기화돼서는 안 된다. 조속히 조사를 마치고 다른 탈북민과 똑같이 대우해 두 사람이 한국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에 분명히 촉구한다. 두 사람을 북한으로 보낼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 두 사람을 직접 만날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 국회의원으로서 어떤 도움을 주고 싶나.
"두 사람이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통해 정착을 돕고 싶다. 입법적으로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가능한 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
▶ 이미 벌어진 일들 외에 앞으로 한국이 대비해야 할 안보 위협을 꼽는다면.
"우리 국민의 대북 안보 위협에 대한 인식이 1990년대 후반이나 2000년대 초반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중국의 위협에는 특히 2030세대를 중심으로 민감하게 반응한다. 하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북한은 중국 이상으로 직접적이고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도 있지만 경각심이 부족하다.
특히 우려하는 것은 '알고리즘' 문제다. 그간 온라인 공간에서 여론이 형성되는 과정에 외국에서 조직적으로 개입하는 문제가 계속 제기돼 왔다. 적어도 댓글이나 게시물이 어느 나라에서 접속해 작성됐는지는 이용자들이 알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접속 국가를 표시하도록 하는 법안 발의에 참여했다.
하지만 알고리즘 문제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댓글은 눈에 보이지만 알고리즘은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숨길지 결정한다. 특정 인물이나 콘텐츠는 계속 띄우고, 반대로 아예 노출되지 않게 만들 수도 있다. 북한이나 중국 모두 해킹 역량이 높은 나라다. 만약 이들이 기술적으로 플랫폼의 알고리즘까지 통제할 수 있다면 한 사회의 여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본다. 기술적인 자문을 거쳐 입법적 대응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신현보/김희선/유채영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