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이 오페라 역사상 가장 장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니벨룽의 반지' 전막을 4년에 걸쳐 선보인다. 국내 오페라단이 이 대작을 직접 제작해 무대에 올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국립오페라단
국립오페라단은 오는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니벨룽의 반지' 1부인 '라인의 황금'을 공연한다고 7일 밝혔다. 독일 오페라의 거장 리하르트 바그너의 역작으로 평가되는 '니벨룽의 반지'는 '라인의 황금'을 시작으로 '발퀴레', '지크프리트', '신들의 황혼'으로 이어지는 4부작 연작 오페라다. 절대 권력의 반지를 둘러싼 신과 난쟁이족의 대립을 그린 작품으로, 영화 '반지의 제왕'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국립오페라단은 올해 '니벨룽의 반지'가 전막 초연(1876년)된 지 150주년을 맞아 해외 극장이나 오페라단과의 협업 없이 국내 오페라단의 자체 역량만으로 제작에 나서는 '링사이클'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2029년까지 4년간 이어지는 대장정이다.
사진=국립오페라단
연출을 맡은 로렌조 피오로니는 북유럽 신화에서 출발한 이 작품을 현대 사회의 탐욕과 연결시키는 해석으로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예정이다. 무대 위 배치된 라이브 카메라를 활용해 인물의 내면과 권력의 민낯을 가까이 들여다볼 수 있는 연출을 선보인다. 바그너 특유의 웅장한 음악은 지휘자 로타 쾨닉스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호흡으로 풀어낸다.
주요 배역은 '바그너 스페셜리스트'로 검증된 세계적인 성악가들이 맡는다. 신들의 왕 '보탄' 역은 베이스바리톤 올렉산드르 푸슈냐크와 바리톤 이상민이, 욕망에 사로잡힌 난쟁이 '알베리히' 역은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윤과 바리톤 양준모가 더블 캐스팅됐다.
젊음의 여신 '프라이아' 역은 소프라노 다니엘라 쾰러와 임세경이, 신들의 여왕 '프리카' 역은 메조소프라노 김선정과 양송미가 나눠 맡는다. 불의 신 '로게' 역에는 테너 조너선 스토턴과 김요한이 나선다.
이외에도 테너 강도호(미메)·이재명(프로), 바리톤 최범석(도너), 메조소프라노 이단비(에르다), 베이스바리톤 류지상(파졸트), 베이스 김대영(파프너) 등이 참여해 무대의 완성도를 높인다.
박혜진 국립오페라단 단장은 "오페라의 정점으로 꼽히는 '니벨룽의 반지'에 대한 국립오페라단의 도전은 유례에 없는 역사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며 "한국적인 정서를 작품에 담아 관객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