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안전관리 담당 직원들이 경과원 건물에서 시설 안전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제공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안전관리 담당 직원들이 경과원 건물에서 시설 안전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제공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경과원)이 규제와 점검 위주의 안전관리에서 벗어나 직원 건강과 위험 예방을 앞세운 ‘사람 중심 안전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직원 건강관리에서 출발한 안전망을 연구실과 입주기업, 지역사회로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경과원은 광교 수원사무소 건강관리실의 2023년 이후 누적 이용 건수가 3474건에 달한다고 8일 밝혔다. 2023년 945건, 2024년 940건, 지난해 947건으로 해마다 900건대를 유지했고 올해도 8월까지 642건이 이용됐다. 간호사 자격을 갖춘 직원이 상주하며 건강상담과 검진 결과 관리, 상비의약품 복용 안내를 맡고, 장시간 사무 업무로 쌓인 피로나 놓치기 쉬운 건강 이상도 일찍 살핀다. 남인영 안전관리실 과장은 “몸에 작은 이상을 느꼈을 때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건강관리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는 ‘안전한 근무환경이 조직 경쟁력의 출발점’이라는 김현곤 원장의 경영 방침에 따른 것이다. 기업 지원과 과학기술 진흥을 맡은 직원들이 안심하고 일해야 기관 경쟁력도 높아진다는 판단으로, 안전을 비용이 아닌 투자로 보는 셈이다.

경과원이 안전관리 체계를 본격적으로 정비한 것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2022년이다. 그해 1월 원장 직속 안전관리실을 신설해 전문자격을 갖춘 전담인력 5명을 배치했고, 7월 건강관리실 개소에 이어 9월에는 중대재해처벌법 종합대응체계를 구축했다. 흩어져 있던 산업안전과 재난관리, 연구실 안전, 직원 보건 업무를 하나로 묶은 것이다. 2023년에는 안전보건공단 경기지역본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안전보건경영시스템 국제표준인 ISO45001 인증을 받았으며, 지난해에는 국가생산성대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안전관리의 무게중심도 사고 뒤 수습에서 사전 예방으로 옮겼다. 관리자가 점검하고 지적하던 방식 대신 현장 근로자가 직접 위험요인을 찾아 의견을 내도록 했다.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위험도 가장 먼저 알아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전 사업장을 대상으로 위험성 평가와 안전점검을 하고,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차사고’ 사례를 모아 작은 징후부터 걷어내고 있다. 안전 전담 인력을 두기 어려운 입주기업에는 소방설비와 완강기 사용법, 물질안전보건자료(MSDS) 관리, 화학물질 사고 대응 요령 등을 교육한다.

직원 건강관리도 세분화했다. 근무지와 관계없이 같은 수준의 관리를 받도록 판교와 각 거점센터에도 상비의약품을 지원하고, 건강검진 결과와 인바디 측정 자료를 활용해 개인별 건강상담을 한다. 지난해에는 7개 검진기관과 협약을 맺어 임직원 327명이 종합건강검진을 받았고, 연구직과 시설운영직 135명에게는 직업성 질환을 조기에 찾을 수 있도록 특수건강검진과 산업보건 전문의 상담을 연계했다.

마음 건강도 챙긴다. 업무 부담이 마음의 병으로 번지기 전에 미리 살피자는 취지로, 올해 직무스트레스 조사에는 276명이 참여했고 직원 19명에게 전문 심리상담 102건을 지원했다. ‘GBSA 통합 인권센터’와 연계한 ‘치유하는 인권센터’도 시범 운영하고 있다.

피해 회복을 개인의 몫으로 남겨두지 않겠다는 뜻이다. 위급한 순간 동료가 첫 대응자가 될 수 있도록 심폐소생술(CPR)과 자동심장충격기(AED) 실습, 심폐소생술 경진대회 등 체험형 응급교육도 운영한다.

경과원은 안전경영의 범위를 외부로 넓힐 계획이다. 10월 29~31일 열리는 ‘G-FAIR KOREA 2026’에서는 안전보건공단과 함께 VR 안전체험관을 운영해 참가기업과 방문객이 산업현장의 위험 상황을 가상현실로 체험하도록 한다. 딱딱한 강의 대신 몸으로 익히는 안전교육이다. 행사 방문객 대상 안전캠페인과 입주기업 안전관리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사업장별 예방점검과 건강검진 이후 사후관리 체계도 보완할 방침이다.

김현곤 원장은 “안전은 사고가 난 뒤 대응하기보다 평소 위험요인을 먼저 찾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직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연구실과 사업장, 입주기업, 지역사회까지 안전문화를 확산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정진욱 기자 croc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