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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AI를 귀엽게"…오픈AI·메타가 캐릭터 만든 이유
9억달러 쏟은 AI 광고전
마스코트 마케팅 확산
마스코트 마케팅 확산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픈AI는 새 개인비서형 AI 에이전트 ‘닷츠(Dots)’에 나비넥타이나 안경을 착용한 다채로운 캐릭터를 적용했다. 메타는 AI 비서 ‘뮤즈’의 상징으로 볼이 붉은 달걀 모양 캐릭터 ‘졸리’를 내세웠다. 앤트로픽의 코딩 도구 ‘클로드 코드’에도 주황색 픽셀 게 마스코트 ‘클로드(Clawd)’가 있다.
이들이 캐릭터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AI에 대한 불안이 있다. WSJ 의뢰로 모닝컨설트가 소비자 1300명을 온라인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AI가 사회의 존립을 위협할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 약 70%는 AI가 일자리를 대체할 가능성을 걱정했다.
브랜딩 컨설턴트 앨런 애덤슨은 AI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귀여운 대상은 두려워하기 어렵고 친근할수록 신뢰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알고리즘을 눈에 보이는 캐릭터로 바꿔 이용자가 가까운 존재로 느끼게 하려는 것이다.
AI 기업들은 광고에도 거액을 쏟아붓고 있다. 광고 추적업체 미디어레이더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 구글, 앤트로픽, 퍼플렉시티가 2023년 이후 미국에서 AI 제품 광고에 쓴 돈은 9억3600만달러에 달한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올해 1~8월 사이 집행했다. 생산성을 높여준다는 메시지에 캐릭터를 더해 코딩과 검색, 예약을 대신하는 AI 비서를 일상 속 도우미로 알리고 있다.
오픈AI는 안전 우려로 차세대 AI 모델 출시를 철회한다고 발표한 다음 날 닷츠를 공개했다. 회의 일정을 잡거나 항공편을 예약하는 등 업무와 일상적인 심부름을 처리하도록 설계한 서비스다. 샌프란시스코 행사에서는 분홍·파랑·초록 등 여러 색상의 캐릭터를 선보였다. 이용자가 외형과 이름을 바꿀 수 있으며 향후 광고에도 등장할 예정이다.
메타는 지난달 메타 커넥트 행사에서 사람 크기의 졸리를 등장시켜 참석자들과 춤추게 했다. 졸리는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의 옥외광고와 TV 광고에도 나온다. 온라인에서는 운동복을 입은 운동 보조자나 헤드폰을 쓴 쇼핑 도우미로 등장한다. AI를 생활 속에서 도움을 주는 친근한 조력자로 보이게 하는 방식이다.
앤트로픽의 마스코트는 개발자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확산했다. 직원 샘 맥앨리스터가 2024년 클로드로 코드를 작성해 만든 복고풍 픽셀 게를 기능 시연에 사용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개발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어 클로드 코드의 마스코트로 자리 잡았다. 앤트로픽은 이 캐릭터를 일반 소비자 광고에 쓰지는 않지만 개발자 행사에서 관련 상품을 나눠준다. 온라인 장터에는 비공식 상품도 등장했다.
캐릭터로 브랜드를 친숙하게 만드는 전략은 오래전부터 쓰였다. 로널드 맥도널드와 필스버리 도우보이, 토니 더 타이거 등 유명 마스코트 광고를 맡았던 셰릴 버먼은 “비슷한 제품이 넘치는 시장에서 캐릭터는 브랜드를 오래도록 차별화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캐릭터 자체가 브랜드가 돼 추상적인 기술을 알아볼 수 있는 친구로 바꾼다는 것이다.
AI 기업들도 이용자가 마스코트에 느끼는 친숙함을 서비스에 대한 신뢰로 연결하려 한다. 다만 안전성과 일자리 대체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는 만큼 귀여운 캐릭터가 실제 이용을 늘리고 장기적인 브랜드 자산으로 자리 잡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오세성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