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역대급으로 차를 팔고, 그룹 전체로는 첫 판매 3위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판매량이 급감한 데다,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로 주춤한 상황인데요.

현대차의 해법은 무엇인지, 산업부 이지효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이 기자, 미국 뉴욕에서 열린 신형 투싼 공개 행사에 직접 다녀왔죠?

<기자>

현대자동차가 미국 뉴욕에서 글로벌 판매 1위 모델인 '디 올 뉴 투싼'을 처음 공개했는데요.

현장에서는 특히 젊은 인플루언서의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디 올 뉴 투싼 월드 프리미어' 이후 이어진 기자 간담회에서 나온 발언 들어보시죠.

[호세 무뇨스 / 현대차 사장: 현대차에 있어 가장 중요한 넘버원 시장은 미국이며, 미국 내에서 가장 상징적이고 핵심적인 도시는 바로 이곳 뉴욕입니다. 이미 뉴욕 거리에는 수많은 현대차가 달리고 있지만, 투싼은 그중에서도 독보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자신감은 숫자로도 확인됩니다.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7만7,439대를 팔아 9월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는데요.

올해 누적으로도 70만대 가까이 팔렸습니다.
안방은 부진, 미국은 톱3…현대차 경영진이 밝힌 해법은
그룹 전체로 보면 현대차·기아는 미국에서 3분기 분기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50만대를 넘었는데요.

포드를 제치고, 처음으로 GM과 도요타에 이어 3위에 오른 것으로 추정됩니다.
안방은 부진, 미국은 톱3…현대차 경영진이 밝힌 해법은
<앵커>

미국에서는 잘 나가는데 국내 판매가 주춤한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현대차의 올해 1~9월 글로벌 판매는 코로나19가 있었던 2020년을 빼면 16년 만에 가장 적었는데요.

특히 국내 판매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내려앉았습니다.

이번 기자 간담회에서는 국내에서 특히 부진한 이유를 묻는 질문도 나왔는데요.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제품 경쟁력이라기 보다는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올해 파업으로 5만5,000대 안팎의 생산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추산됩니다.
안방은 부진, 미국은 톱3…현대차 경영진이 밝힌 해법은
다만 수입차와의 경쟁도 앞으로 현대차가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힙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승용차 시장은 1.5% 커졌는데요. 수입차 비중은 24.1%까지 뛰어 4대 중 1대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현대차·기아의 점유율은 69.8%로, 1년 전보다 4.7% 포인트 떨어졌는데요.

주목할 부분은 현대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급감했다는 점입니다.

투싼이나 싼타페 같은 SUV는 모델 교체를 앞두고 판매가 줄었고요. 이 수요를 수입차가 가져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국내 수입차 판매 1위를 기록한 테슬라 모델Y는 중형 SUV입니다.

<앵커>

국내 판매는 회복이 가능합니까? 경영진은 미국을 강조하고 있다고요?

<기자>

국내는 무엇보다 신차가 해법입니다.

이달 신형 투싼과 제네시스 GV80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GV90, G90 부분변경, 아반떼 하이브리드가 출시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SUV 공백이 있었는데요. SUV 신차가 집중된 만큼 4분기부터 판매 회복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죠.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도 4분기에서 내년 1분기 사이 특근으로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습니다.
안방은 부진, 미국은 톱3…현대차 경영진이 밝힌 해법은
다만 현대차 전체 성장을 이끌 시장은 미국입니다.

현대차의 올해 1~9월 미국 판매는 약 70만대로, 국내 판매 45만대의 1.5배가 넘습니다.

여기서도 투싼은 중요하죠. 투싼은 올해 미국에서만 18만대 이상 팔렸는데요. 현대차 미국 판매의 4분의 1 이상입니다.

더 중요한 건 성장성입니다. 올해 현대차 글로벌 판매는 7% 줄었는데요. 판매가 늘어난 곳은 사실상 미국뿐이었습니다.

유럽은 중동 전쟁 여파와 중국 업체 공세 등으로 10% 가까이 줄었고요.

중국의 경우 무뇨스 사장도 "급격한 전동화나 신에너지차 전환에 대한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고 인정할 만큼 고전 중이죠.

<앵커>

미국 비중이 커질수록 관세 부담도 클 텐데요. 경영진이 내놓은 해법은 뭡니까?

<기자>

맞습니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9,000억원 안팎의 미국 관세를 냈는데요.

미국에서 많이 팔수록 관세 부담도 함께 커지는 구조입니다. 결국 미국에서 '얼마나 파느냐'를 넘어 '얼마나 남기느냐'가 관건인데요.

경영진이 내놓은 해법은 크게 '어디서 만드느냐', '어떻게 파느냐'로 정리됩니다.

핵심은 현지 생산입니다. 무뇨스 사장은 이번 기자 간담회에서 투싼 하이브리드를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한다고 밝혔는데요.

신형 투싼의 경우 울산은 국내와 수출, 앨라배마는 북미, 체코는 유럽을 맡는 3각 체제로 공급됩니다.

다만 앨라배마 공장은 이미 연 40만대 수준의 생산능력 한계에 도달해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주 메타플랜트(HMGMA)의 생산능력을 30만대에서 50만대로 늘리고요.

2030년까지 미국 판매 차량의 80% 이상을 현지에서 만든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어떻게 파느냐, 이건 가격에 대한 얘기입니까?

<기자>

네, 차값을 올리기보다 소비자의 월 부담을 낮추는 전략입니다.

미국은 승용차 10대 중 3대 이상이 리스로 팔리는데요. 리스는 차를 사는 대신 일정 기간 빌려서 타고 매달 이용료를 내는 방식입니다.

차를 반납할 때 차값에서 중고차 가치를 뺀 금액만 냅니다. 중고차 가치가 높을수록 월 리스료가 낮아지는 구조죠.
안방은 부진, 미국은 톱3…현대차 경영진이 밝힌 해법은
이 지점에서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의 높은 잔존가치와 현대캐피탈 아메리카의 저금리 금융을 무기로 꼽았습니다.

직접 금융사를 두고 있는 만큼 시중보다 낮은 금리의 할부·리스 상품을 내놓는다는 겁니다.

하이브리드도 수익성을 지키는 카드입니다. 하이브리드는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상대적으로 비싸고 마진이 좋은데요.

하이브리드 비중이 커질수록 관세 부담을 일부 상쇄할 수 있는 셈입니다.

현지 딜러의 평가도 비슷합니다. 제프 로젠 현대차 미국 딜러협회장은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미국 소비자가 한층 실용적으로 변했다"고 말했는데요.

차값뿐 아니라 유지비와 연비, 내구성까지 따지는 총소유비용을 중시한다는 겁니다.

로젠 협회장은 국내 기자들에게 "현대차는 최근 5년간 미국에서 세 번째로 빠르게 성장한 대중 브랜드"라며 "딜러당 판매도 60% 늘었다"고 했습니다.
안방은 부진, 미국은 톱3…현대차 경영진이 밝힌 해법은
결국 국내는 신차, 미국은 수익성이 관건인데요. 신형 투싼이 첫 시험대입니다.

국내에서는 이달 신형 투싼 출시를 계기로 현대차·기아 점유율이 다시 70%선을 회복하는지 주목해야 합니다.

다만 신형 투싼의 북미 출시는 내년입니다. 투싼 하이브리드 현지 생산이 언제 본격화되느냐에 따라 관세 절감 효과도 달라질 전망입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이지효기자 jhlee@hankyungtv.com
안방은 부진, 미국은 톱3…현대차 경영진이 밝힌 해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