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라인, SM엔터 행동주의 종료 수순…투자금 회수 가능 시기 도래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5년여 전부터 시작했던 SM엔터테인먼트 행동주의가 완전히 종결되는 수순에 접어들었다. 토종 행동주의펀드를 대중에 각인시킨 주요 투자 사례가 회수(엑시트) 단계로 진입하며 얼라인으로선 주요한 트랙레코드를 남겼다는 평가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달 말부터 펀드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SM 주식을 처분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했다. 이창환 얼라인 대표가 SM 이사회 기타비상무이사직에서 물러나고 6개월이 지나 주식 처분이 가능해지면서다. 얼라인은 미공개정보이용 이슈 등을 고려해 이사 퇴임 후 6개월 동안은 주식 매매를 제한하는 내부 규정을 두고 있다. 이 대표는 2023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SM 경영진과 합의에 따라 이사회 추천을 받아 선임됐다. 이후 3년의 이사 임기를 지냈으며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 연임하지 않았다. 얼라인은 향후 주가 추이를 주시하며 실제 처분 여부를 저울질할 것으로 관측된다.

SM은 얼라인의 초창기 트랙레코드를 구성하는 주요 상장사다. 2021년 1월 골드만삭스·KKR 출신 이 대표가 독립해 사무실을 차린 뒤 첫해부터 곧바로 투자를 시작한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다. 이듬해인 2022년 2월엔 얼라인이 SM에 감사 선임을 공개 주주제안하며 본격적인 캠페인을 개시했다. 당시 설립 1년차였던 얼라인의 SM 지분율은 1% 안팎으로 알려졌다.

이후 감사 선임에 성공한 얼라인은 이수만 전 총괄과의 내부거래 등에 본격적으로 문제제기하며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했다. 얼라인의 SM 캠페인은 2023년 주총을 앞두고 하이브와 카카오의 SM 지분 경쟁에 불을 당기는 불씨가 되기도 했다. 이 사건은 자본시장을 뒤흔들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행동주의 전략을 대중화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결과적으로 얼라인의 SM 캠페인은 행동주의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크게 바꾼 사례로 평가된다. 이전까지 국내 행동주의는 소버린의 SK㈜, 칼 아이안의 KT&G 등 외국 헤지펀드가 주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해외 자본의 단기 차익 추구’ 프레임에 갇혀 이들의 기업가치 제고 요구도 제대로 전달되기 어려웠다. 반면 얼라인의 SM 캠페인은 당시만 하더라도 생소한 토종 독립계 펀드의 투자 사례였고 대중에게 친숙한 엔터사 내부의 터널링 이슈를 정조준함으로써 인식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얼라인의 SM 캠페인은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케이스 스터디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 증시 조정으로 SM의 주가는 캠페인 당시 대비 소폭 오르는 데 그쳤지만, SM의 실적은 크게 성장했다. 얼라인이 SM에 투자하던 2021년엔 매출 7015억원·영업이익 675억원을 기록했으나 지난해엔 1조1749억원·영업이익 1830억원으로 늘었다.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다는 편견과 달리 약 5년간 장기 투자하며 이사회의 견제 기능 강화와 멀티 프로듀싱 체제 전환, 주주환원 정책 명문화 등 초기 요구들을 모두 관철시켰다. 얼라인의 전체 운용자산(AUM) 규모도 캠페인 초기 220억원에서 지난 6월말 기준 1조6000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송은경 기자 nor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