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기 고양 대곡역 일대와 의왕 오전·왕곡동 일대를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해 2만3000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대곡역(고양대곡지식융합지구) 일대 모습. /문경덕 기자
정부가 경기 고양 대곡역 일대와 의왕 오전·왕곡동 일대를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해 2만3000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대곡역(고양대곡지식융합지구) 일대 모습. /문경덕 기자
정부가 수도권 3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중산층을 위한 고품질 임대주택을 도입한다. 주거 취약계층과 청년, 신혼부부, 고령자 등을 대상으로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도 강화한다. 2030년까지 보편형 공공임대 19만 가구를 포함해 공공분양·임대 등 공적주택 119만 가구를 공급해 주거 복지 수준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 2030년까지 공적주택을 연평균 24만 가구, 총 119만 가구 공급하는 ‘주거안정플랜’을 21일 발표했다. 이 가운데 77%인 92만 가구가 주택 수요가 많은 수도권에 집중된다. 119만 가구는 2024년 기준 국내 전체 임차 가구(871만7000가구)의 약 13.6%에 해당한다.

지난해 ‘9·7 공급대책’과 올해 ‘8·13 대책’이 신규 주택 착공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계획은 공공임대 확충과 생애주기별 지원 등 주거 복지 강화에 방점이 찍혔다. 과거 문재인 정부의 ‘주거 복지 로드맵’을 중산층까지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보편형 공공임대는 전용면적 84㎡ 등 중형 주택형을 늘리고 구조 개선과 마감재 고급화로 품질을 높인 주택이다. 역세권과 도심 등 선호 입지에 2030년까지 연평균 4만가구씩 총 19만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연말 경기 고양창릉 B-1블록(1595가구) 착공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남양주 진접(693가구) 등의 사업이 예정돼 있다.

청년(24만3000가구), 신혼·양육 가구(32만8000가구), 고령자(5만4000가구) 등 수요자 맞춤형 공급과 지원도 확대한다. 청년 월세 지원(최대 20만원) 월 소득 기준을 274만원으로 높이고, 육아 특화 주택과 고령자 맞춤형 주택 공급을 늘린다. 입주는 올해 4분기부터 내년 말까지 전국 약 15만 가구가 예정돼 있다. 이 중 수도권이 약 10만 가구를 차지해 전·월세 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국토부는 2024년 11월 공공택지 후보지로 선정된 경기 고양시 대곡역 일대와 의왕시 오전동·왕곡동 일원을 공공주택지구(2만3000가구)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보편형 임대' 신설…물량 50% 청년에 우선 공급
입주 기준 중위소득 150% 거론, 기본 거주 6년…최장 20년 가능

정부가 21일 발표한 ‘주거안정플랜’은 공공임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완화하고 중산층 주거 불안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엄격한 소득·자산 기준으로 ‘저소득층만 사는 집’으로 인식돼 온 만큼, 중산층도 입주할 수 있는 보편형 공공임대를 신설하겠다는 것이다. 2030년까지 보편형을 포함한 공적주택 119만 가구가 공급되면 민간 임대시장에 몰린 중산층의 주거 불안이 상당 부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입지, 면적, 임대료, 입주율, 주거 만족도를 종합 관리하는 ‘수요자 중심 주거복지’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중산층도 20년간 역세권에 저렴하게

중산층 공공임대 매년 4만가구 착공…'취약층 주택' 꼬리표 뗀다
이재명 정부 주거안정플랜의 핵심은 보편형 공공임대 도입이다. 공공임대는 그동안 엄격한 소득·자산 기준으로 수혜 계층이 제한적이었다. 좁은 면적과 비선호 입지로 공실률이 2022년 2.1%에서 지난해 3.3%로 높아졌다. 반면 전체 임차가구의 61%(약 515만 가구)는 민간 임대주택에 거주한다. 임대료 부담과 잦은 이사, 전세사기 위험이 큰 영역이다. 국토교통부가 ‘주거 사다리’ 구축을 통해 보편형 공공임대에서 자산을 축적한 뒤 내 집 마련으로 이동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힌 배경이다.

보편형 공공임대 입주 기준으로 소득은 기준중위소득 150% 이하(3인 가구 월 803만원), 자산은 3억4500만원 이하가 거론된다. 물량의 50%는 19~39세 청년에게 우선 공급하고 나머지는 중장년층 등 일반 수요자에게 배분한다. 지역 수요에 따라 청년 비율은 최대 70%까지 조정할 수 있다.

주택 면적은 공공택지에서는 전용면적 55~85㎡, 도심에서는 40~60㎡ 위주로 공급한다. 마감재도 민간 아파트 수준으로 높인다. 임대료는 주변 시세보다 낮게 책정하고 보증금 비율은 20~100% 범위에서 선택할 수 있게 한다. 기본 거주 기간은 6년이며 최장 20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2030년까지 역세권 중심으로 건설형 17만5000가구를 착공하고 매입형 1만8000가구를 확보할 계획이다. 첫 사업장은 올해 착공하는 경기 고양창릉 B-1블록(1594가구)이다. 입주 기준과 임대료는 의견 수렴을 거쳐 연내 확정한다.

취약계층을 위해서는 전체 공공임대(89만 가구)의 64%인 57만 가구를 공급한다. 통합공공임대, 매입임대, 전세임대 등 유형을 다양화한다.

◇청년, 신혼부부, 고령자 맞춤형 지원

정부는 이번 주거복지플랜에서 생애주기별 공적주택 공급 계획도 제시했다. 공적주택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의 재정과 주택도시기금 지원으로 공급되는 주택을 의미한다. 신혼·양육가구 32만8000가구, 미혼 청년 24만3000가구, 고령자 5만4000가구를 배정했다.

공공임대 입주 때 신혼부부 소득 요건은 미혼 청년의 두 배 수준으로 완화한다. 공공임대에 먼저 입주한 청년이 결혼으로 소득·자산 기준을 초과해도 한 차례 재계약을 허용한다.

미혼 청년을 위해서는 기숙사와 전용 주택 공급을 확대한다. 여러 대학 학생이 함께 이용하는 행복기숙사를 2030년까지 7곳 조성하고 청년전용타운 1만1000가구를 공급한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주택을 매입해 대학생에게 저렴하게 임대하는 공유형 청년주택도 매년 1000가구씩 공급한다.

고령자는 자가 거주 비율이 75.9%에 달하는 점을 반영했다. 복지시설을 갖춘 고령자복지주택을 연 3500가구 공급하고, 중산층 대상 민간임대인 실버스테이와 은퇴자마을 등 선택지를 넓힌다.

취약계층에는 주거급여로 일반관리비, 청소비 등 공용관리비까지 지원한다. 쪽방·고시원 거주 가구의 공공임대 이전을 돕는 주거 상향 지원사업도 확대한다. 준공 30년이 넘은 영구임대 1만3000가구는 전용 30~84㎡로 재건축한다. 올해 서울 하계5단지를 시작으로 내년 상계마들, 2028년 중계1단지 착공이 예정돼 있다.

이유정/유오상/정의진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