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 한계 넘는다'…삼성·LG, 무료채널 서비스로 TV 사업 체질 개선 속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채널 서비스인 '패스트(FAST) TV’ 채널 수를 가파르게 늘리며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 업체들의 저가 가격 공세로 기존 TV 하드웨어 판매가 고전하는 상황에서 패스트 서비스가 TV 사업 부문의 체질을 바꾸는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패스트 서비스인 '삼성 TV 플러스'는 최근 글로벌 채널 수 5000개를 돌파했다. 올 1월 4300여 개에서 불과 반년 만에 빠른 속도로 채널을 늘린 결과다.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도 1억명을 넘어서며 초대형 글로벌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삼성 TV 플러스는 최근 단순 VOD와 실시간 뉴스를 넘어 문화·예술 및 엔터테인먼트 전반으로 콘텐츠 영역을 대폭 확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이원진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사장) 취임 이후 서비스 역량 강화와 콘텐츠 경쟁력 확보에 한층 더 힘이 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LG전자의 독자 플랫폼인 '웹OS' 역시 지난 7월 패스트 채널 수 5000개를 넘어섰다. LG전자 역시 웹OS 중심의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사업을 가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글로벌 파트너십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패스트 TV는 실시간 방송, 영화,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시청 중에 노출되는 광고 수익과 콘텐츠 구독료를 공유하는 구조다. 기존 TV 사업이 구매 시점에서 일회성 수익이 끝나는 구조였다면 패스트 기반 플랫폼 모델은 소비자가 TV를 사용하는 내내 광고 및 플랫폼 이용 수수료 수익을 발생시킨다. 제품을 팔수록 플랫폼 이용자 기반이 확대되고, 이는 다시 광고 매출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 것이다.

글로벌 시장 성장세 역시 가파르다. 시장조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무료 스트리밍 TV 시장 규모는 2025년 61억 달러(약 8조 4000억 원)에서 오는 2030년 200억 달러(약 27조 6000억 원)로 3배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기존 유료 케이블 TV를 해지하고 무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스트리밍으로 이동하는 흐름과 맞물려 시장 폭발력이 커지고 있다.
'하드웨어 한계 넘는다'…삼성·LG, 무료채널 서비스로 TV 사업 체질 개선 속도
플랫폼 사업의 가파른 성장세에 힘입어 양사 TV 사업 부문의 실적 개선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LG전자는 올 들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에서 과반 점유율을 회복하며 전체 시장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TV 사업 부문에서 750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으나 올해는 하드웨어 판매 회복과 소프트웨어 부문 수익성 방어가 맞물리며 흑자 전환이 유력시된다. 삼성전자 역시 세계 1위 TV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패스트 플랫폼 수익이 더해지면서 수익성이 소폭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하드웨어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TV 플랫폼을 활용한 지속적인 수익 창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삼성과 LG 모두 단순 가전 제조사를 넘어 글로벌 콘텐츠·플랫폼 기업으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