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으로 주택을 장기간 보유한 사람이 집값 상승으로 얻는 이익에 비해 과도한 세 부담을 질 수 있다고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경고했다. 국내 생산을 늘리기 위해 도입하는 국내생산세액공제의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내놨다.

조세재정연구원이 17일 발간한 ‘재정포럼 9월호’에서 고지현 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8월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의 주요 쟁점과 보완 과제를 이같이 짚었다.

고 연구위원은 “장특공제는 그동안 집값 상승분에 포함된 물가상승분에까지 과세하는 부담을 줄여주는 역할을 했다”며 “개편안처럼 보유 기간에 따른 공제를 줄이면 집을 오래 보유하고 물가가 많이 오른 경우 실제 이익에 비해 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장특공제가 집값에 반영된 누적 물가상승분까지 이익으로 간주해 세금을 매기는 부담을 줄여줬는데, 보유공제 혜택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면 이 기능이 약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종합부동산세 세율 체계를 ‘주택 수 기준’에서 ‘주택가액 기준’으로 개편한 것도 혼선을 빚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제 개편안대로라면 종부세 세율은 합산한 집값을 기준으로 정하면서 기본공제와 공정시장가액비율 등을 계산할 때는 여전히 집이 몇 채인지 따져야 한다. 고 연구위원은 “종부세 기본공제, 공정시장가액비율 등은 여전히 주택 수를 기준으로 산출한다”며 “제도의 일관성 측면에서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늘어난 세 부담이 임대료에 반영될 가능성도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회 심의 과정에서 실증 자료를 토대로 쟁점별로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내 생산량과 판매량에 비례해 소득세와 법인세를 깎아주는 국내생산세액공제는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고 연구위원은 “주요 수혜 대상인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은 대체로 수익성이 좋지 않다”며 “낼 세금 자체가 적은 기업은 혜택을 충분히 누리기 어려워 실효성이 높지 않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