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2030년까지 인공지능(AI)과 현장 엔지니어의 판단을 결합한 ‘듀얼 브레인’ 체계를 울산 콤플렉스(CLX) 전반에 적용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의 울산 CLX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이 2030년까지 인공지능(AI)과 현장 엔지니어의 판단을 결합한 ‘듀얼 브레인’ 체계를 울산 콤플렉스(CLX) 전반에 적용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의 울산 CLX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지난 10일 찾은 SK이노베이션 울산 컴플렉스(CLX). 서울 여의도 세 배 규모인 약 826만㎡ 부지에 정유설비와 대형 저장탱크, 배관이 끝없이 이어져 있었다. 다른 공장과 다른 점은 작업자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중질유분해공정(HOU) 조정실에 들어서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수십 대 모니터에 CCTV 영상과 배관 흐름, 온도·압력 등이 표시됐고, 운전원 20여 명은 시시각각 변하는 수치를 분주히 확인하고 있었다. 인공지능(AI)의 분석과 엔지니어의 판단을 결합한 ‘듀얼 브레인’이 구현되는 현장이다.

SK이노베이션이 울산CLX에 이식 중인 듀얼 브레인은 AI가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운전 조건과 이상징후를 제시하면 엔지니어가 최종 판단을 내리는 체계다. 정창훈 SK에너지 제조AI추진팀장은 “AI는 24시간 쉬지 않고 분석하는 엔진이고 사람은 의사결정자”라며 “사람이 놓칠 수밖에 없는 시간과 공간의 빈틈을 AI가 메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AI가 필요한 배경에는 울산CLX의 복잡성이 있다. 98개 공정이 서로 얽혀 있어 한 공정의 운전 조건이 바뀌면 다른 공정의 생산량과 품질, 수율, 에너지 사용량까지 달라진다. 개별 공정의 최적점만 찾아서는 공장 전체를 최적으로 운영하기 어렵다. 연간 33만 건의 작업이 이뤄지는 넓은 부지를 육안으로 모두 살피기도 쉽지 않다.

AI는 생산 최적화와 설비 진단, 안전 관리 등 세 영역을 중심으로 활용된다. 생산 최적화는 AI가 각종 변수를 모아 생산량을 결정해 자동으로 설비를 조절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설비 진단의 경우 AI가 펌프와 압축기의 진동·온도를 분석해 이상 징후와 원인을 알려준다. 안전 관제 플랫폼 ‘SHEILD’는 CCTV와 드론, 로봇개가 수집한 데이터로 이상 상황을 파악한다. 회사는 내년 CCTV를 전 공장으로 확대하고 현재 1대인 로봇개를 10대 안팎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듀얼 브레인을 2030년까지 울산CLX 전체에 적용할 계획이다. 연간 1000억원 규모의 생산성 향상과 설비 가동 중단·중대재해 ‘제로(0)’가 목표다. 회사는 울산CLX에서 성능을 검증한 플랫폼을 동종업계에 판매하는 사업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산업계는 SK이노베이션의 AI 활용 확대가 실적 상승세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올 2분기 매출 29조1572억원, 영업이익 3조4873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세를 이어갔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하면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고 정제마진도 높은 수준을 이어간 영향이다. 14일 브렌트유 11월물은 배럴당 105.68달러를 기록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9일 기준 미국 디젤 정제마진은 배럴당 94.3달러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올 초 28.4달러에서 세 배 이상으로 뛰었다. 휘발유 정제마진도 같은 기간 18.8달러에서 38.1달러로 두 배 넘게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이 10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이 10조553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영업이익(4487억원)과 비교하면 20배 이상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울산=송준영 기자/고송희 기자 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