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노디스크 ‘위고비 필’
노보노디스크 ‘위고비 필’
일라이릴리의 먹는 비만치료제 ‘파운다요’가 복약 편의성을 앞세워 위고비필(먹는 위고비)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미국 빅파마 일라이릴리의 일리야 유파 부사장은 14일(현지시간) 파운다요가 미국에서 경구용 비만치료를 새로 시작한 환자의 30% 이상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열린 모건스탠리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이 내용을 전하며 구체적 집계 기간은 제시하지 않았다.

파운다요와 위고비필은 모두 장 호르몬 GLP-1을 모방해 식욕을 낮추고 포만감을 높이는 1일 1회 경구제다. 릴리는 지난 4월 파운다요를 미국에서 출시했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위고비필을 내놓은 지 3개월 만이다. 한발 앞서 시장을 선점한 위고비필은 출시 약 30주 만에 누적 처방 500만 건을 넘어섰다. 노보는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위고비필이 미국 경구용 비만치료제 시장의 약 90%를 차지한다고 추산했다.

일라이릴리 ‘파운다요’
일라이릴리 ‘파운다요’
파운다요는 국내 품목허가 신청도 검토하고 있다. 허가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이르면 내년 국내에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 노보는 위고비필의 국내 출시 계획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파운다요가 미국 신규 환자를 빠르게 확보한 배경으로 높은 복약 편의성을 꼽는다. 위고비필은 펩타이드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로 제조해 위장에서 흡수가 어렵다. 이 때문에 정제에 흡수촉진제가 필요하고 공복에 소량의 물과 함께 복용한 뒤 일정 시간 음식·음료를 피해야 한다.

반면 파운다요는 저분자 화합물인 오포글리프론으로 만든다. 위고비필과 달리 흡수촉진제가 필요 없고 음식과 물 섭취 시점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국내 제약사들도 대량 생산이 쉽고 복용이 편한 저분자 기반 비만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한미약품은 경구용 저분자 GLP-1 수용체 작용제 후보물질 ‘HM101460’, 일동제약그룹 신약 개발 자회사 유노비아는 ‘ID110521156’을 개발 중이다. 대웅제약은 GLP-1과 GIP 수용체를 동시에 겨냥하는 경구용 저분자 이중작용제 개발에 나섰다.

노보는 2030년까지 경구제가 전체 GLP-1 비만치료제 사용량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주사제를 일부 대체하는 동시에 주사에 거부감이 있는 신규 환자를 끌어들일 것으로 기대한다. 시장조사업체 델브인사이트는 경구용 비만치료제 시장이 2036년까지 연평균 27%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제약업계 관계자는 “먹는 비만약 시장의 성장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에도 큰 기회”라면서도 “세계 무대로 나아가기 위해선 뛰어난 효과와 안전성은 물론 복약 편의성과 제조 경쟁력까지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