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두들겨 맞는 것도 서러운데"…택시기사들 비명 터졌다
마음까지 멍드는 택시·대리기사
운전자 폭행 처벌 '솜방망이'
작년 710건…징역형 등 17%뿐
"차라리 합의금 챙기는게 낫다"
괜히 시간만 뺏겨…신고 꺼리기도
운전자 폭행 처벌 '솜방망이'
작년 710건…징역형 등 17%뿐
"차라리 합의금 챙기는게 낫다"
괜히 시간만 뺏겨…신고 꺼리기도
택시·대리 기사를 상대로 한 폭행 범죄의 3분의 1 이상은 벌금 과료 등 재산형 처벌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선 낮은 형량 탓에 신고를 꺼리는 기사가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안전 운전을 위한 격벽 마련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고할 시간에 운행하는 게 낫다”
일선 기사들은 “아무리 심하게 맞아도 벌금이나 집행유예가 선고되면 폭행당한 순간이 떠올라 힘들다”며 “경찰에 신고하느니 합의금을 받고 끝내는 게 낫다”고 입을 모았다. 한 변호사는 “원하는 형량이 선고되지 않을 것 같다고 피해 기사에게 이야기하면 사건 의뢰를 포기하고 합의하러 가는 기사가 많다”고 했다.
서울에서 10년 넘게 개인택시를 운행 중인 한 기사는 “욕설이나 침 뱉는 행위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하면 내릴 때 팔다리를 때리는 사람이 많다”며 “그 사람들을 신고해서 조사받을 시간에 한 명이라도 더 태우는 게 나아 대부분 참고 넘긴다”고 했다.
경찰서를 방문해도 가해자가 증거 제출을 거부하면 처벌이 쉽지 않다. 지난 6월 대리기사 B씨가 양해를 구하고 에어컨을 줄이자 승객이 돌연 기사의 멱살을 잡고 머리를 석 대 때린 사건이 있었다. 기사는 경찰서로 향했지만, 가해자는 “블랙박스 영상이 삭제돼 증거를 제출할 수 없다”고 발뺌했다.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경찰은 사건을 종결했다. 오승민 대리운전노조 조직국장은 “사소한 폭행은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통계에 잡히지 않는 운전자 폭행 사건은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운전석 격벽 설치는 난항
버스처럼 택시에도 운전석 격벽을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시내버스는 2005년부터 보호 격벽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택시는 관련 법령이 없다.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정도다. 서울시는 2014년, 2019년, 2021년 총 9500만원의 격벽 설치 예산을 지원했지만 택시 759대에 6900여만원만 집행됐다. 기사들이 운전할 때 걸리적거리고 승객도 거슬린다는 이유로 불만을 제기했기 때문이다.서울법인택시조합 관계자는 “지금은 예산도 지원되지 않아 격벽을 사비로 설치하는 기사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