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메가특구 특별법에 노동 규제 예외 적용 등 특례를 논의하기 위해 노동계와 경영계가 참여하는 ‘원 포인트 사회적 대화’를 하자고 공개 제안했다. 고소득 전문직을 주 52시간 근로시간 규제 적용에서 제외하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등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메가특구 주52시간 예외, 사회적 대화 하자"

◇“노동 특례는 메가특구의 핵심”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노동 특례는 메가특구 특별법의 핵심 사항”이라며 “노동 특례에 대한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어 “산업 경쟁력 강화와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이해 당사자가 직접 논의하는 대화와 타협의 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회적 대화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일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과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을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노동 현안에 관해 사회적 대화로 해법을 찾아달라고 당부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정부와 여당이 연내 입법을 추진하는 가칭 메가특구 특별법은 이른바 ‘5극3특’ 권역의 경제 성장과 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기업에 필요한 재정·금융·인프라 지원과 ‘노동 규제 특례’를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 기간을 현행 2년에서 추가 2년 연장하는 ‘2+2’ 방안, 특구 내 파견 허용 업종 확대,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 기간을 현행 1개월에서 6개월(26주)로 확대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다만 김 장관은 노동 특례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경영계에서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을, 노동계에서는 주 4일제를 요구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정답을 정해 놓고 대화를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해답을 함께 찾자고 하는 제안”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적 대화의 결론을 도출할 일정도 못 박지 않았다. 김 장관은 “사회적 대화 기구가 입법 기구가 아니기 때문에 그 자체로 어떤 결과를 도출하는지 여부와 별개로 국회의 논의 과정에 충분히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고용노동부와 산업통상부, 국무조정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을 비롯해 양대 노총과 한국경영자총협회·중소기업중앙회 등이 참여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경제계 “정부가 정책 결정 떠넘겨”

노동계는 사회적 대화 재개에는 긍정적인 입장이지만 노동 특례 수용에는 선을 그었다. 한국노총은 이날 성명을 통해 “메가특구 관련 사회적 대화를 제안한 당사자로서 책임 있게 논의에 임할 것”이라면서도 “참여가 노동 특례 수용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양 위원장은 이날 한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17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 참석 여부, 민주노총이 제안한 새로운 사회적 교섭 기구 등 전반적인 사회적 대화 본격 복귀 여부를 모두 논의할 것”이라며 “(다만) 노동 특례 논의를 전제하지 않고 제로 베이스에서 논의하자는 것이 민주노총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제안은 노동 특례도 논의하고 건강권 등도 더하자는 것”이라며 “내부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은 1999년 경사노위의 전신인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후 정부, 경제계와의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경사노위 밖에서 추진되는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는 2020년 5월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한 노사정 대화 시도 이후 6년여 만이다. 당시 원포인트 대화도 민주노총 내부 반대로 무산됐다. 민주노총은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더라도 노동 규제 완화에 반대 목소리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사용자 단체인 경총은 이날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경제계 관계자는 “정부가 앞장서 추진해야 할 정책을 노사 당사자에게 떠넘긴다면 추진력을 갖게 될지 의문”이라고 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