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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채 대비 주식 매력 떨어지며
IT 버블·2008년 금융위기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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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새 미국 인플레이션과 국제 유가 불안이 커지자 그 우려는 현실이 됐다. 10년 만기 금리가 장중 연 5%를 터치하며 지난주만 해도 7000 안착 여부를 시험하던 코스피지수는 14일 매크로 벽 앞에 6600대로 주저앉았다. 여기에 빅테크 수장들까지 ‘인공지능(AI) 속도 조절론’을 꺼내 들자 아시아 AI 관련주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거시경제 악재가 외국인 투매의 방아쇠를 당겼다. 지난 11일 발표된 미국 노동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8월 미국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이는 4월 이후 최고치로 시장 추정치(0.2%)를 소폭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품을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CPI가 오르자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심리적 마지노선인 연 5%를 터치했다. 이후 소폭 내려갔지만 여전히 연 5%에 이른다.
채권 금리 상승은 미래 이익을 앞당겨 계산하는 ‘AI주’에 치명적이다. 금리가 오를수록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 가치를 깎아내리는 할인율이 높아져서다. 전반적인 차입 비용이 커져 주요 빅테크의 투자 여력이 줄고 국채 대비 주식의 상대적 매력이 떨어진다. 글로벌 투자은행(IB) ING의 패트릭 가비 미주지역리서치책임자는 “연 5%라는 숫자 자체에 본질적으로 재앙적인 의미가 있는 건 아니지만 최근 역사상 임계치를 돌파한 사례가 거의 없었다”며 “연 5%는 주시해야 할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시 불거진 중동 리스크도 불안감을 키웠다. 이날 오만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란과 걸프 국가의 호르무즈해협 관련 회의가 연기된 데 이어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라크에서 날아온 드론 공격을 이유로 동서 송유관 가동을 중단해 국제 유가가 또 한 번 뛰었다. 지난주에만 9% 상승한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이날도 장중 3% 올라 108달러에 육박했다. 빅테크 수장이 띄운 AI 속도 조절론과 오픈AI의 상장 지연도 부담이 됐다.
시장의 시선은 한국시간 17일 새벽 예정된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로 향한다. 월가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확실시하는 분위기다. 관건은 이후의 메시지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이를 한 번의 보험성 인상으로 끝낼지, 새로운 긴축 사이클 시작으로 규정할지에 따라 이후 시장 반응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서다.
일각에선 Fed가 추가 긴축에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씨티은행은 “8월 근원 CPI가 시장 예상치보다 높게 나온 건 통신요금 급등이라는 일회성 요인 때문”이라며 “케빈 워시 Fed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매파적으로 발언할 이유는 크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이선아/빈난새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