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후 정부가 전국 공항에 조류 탐지 레이더를 도입하기로 했지만, 정식 레이더는 일러야 내년에 구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류충돌률이 높은 사천·군산공항에는 각각 2028년과 2029년에야 장비가 도입된다. 고위험 지방공항이 설치 후순위로 밀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독] 무안공항 참사에도…조류 레이더는 내년에야 구축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운항 1만 회당 조류 충돌은 사천공항이 26.70건으로 가장 많았다. 군산공항이 11.48건, 여수공항 10.48건, 광주공항은 9.92건 등이었다.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전국 15개 공항에서 발생한 조류 충돌은 1345건이었다. 누적 건수는 인천 342건, 김포 282건, 김해 255건, 제주 232건 순이었다.

국토부는 지난해 4월 인천, 김포, 제주 등 민간공항 일곱 곳에 올해부터 레이더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류 탐지 레이더는 10㎞ 안팎의 새떼 규모와 고도, 속도, 이동 경로를 파악해 관제사와 조종사의 선제 대응을 돕는 장비다. 미국 시애틀 타코마공항 등은 관련 장비를 운용 중이다.

그러나 이달 기준 설계를 마치고 정식 구축사업자 공고를 낸 곳은 인천공항뿐이다. 인천도 레이더 설치 기간을 고려하면 내년께 구축될 예정이다. 나머지 민간공항 여섯 곳은 설계 단계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항별 설계와 구축 사업을 공고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지연이 있었으나 초기 청사진을 기준으로 전체 일정에는 큰 차질이 없다”며 “민간공항 일곱 곳에 2027년까지 레이더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해, 대구, 청주, 광주, 사천 등 민·군 겸용 공항 다섯 곳은 2028년, 포항경주·군산·원주공항은 2029년 구축이 목표다.

조류 대응 드론도 실증 단계에 머물러 있다. 국토부는 지난해 8월 인공지능(AI) 드론 개발에 들어가 고흥만·군산호수·무안공항에서 시험하고 있다. 내년 실증을 거쳐 2028년부터 전국에 도입할 계획이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민·군 겸용 공항에 공군의 조류 대응 드론을 우선 투입하기로 했으나 일정이 지연돼 하반기에 투입했다. 김 의원은 “조류 충돌 위험이 높은 공항부터 레이더·드론 구축 일정을 전면 재조정하고 필요한 예산도 즉시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리/구은서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