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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예약 어려운 전시'...삼청동 선혜원 '거미줄 작품' 인기
서울 삼청동 SK 선혜원 '흔들리는 것들의 안부'
모나 하툼·최성임·김윤수 3인전
매주 월요일 예약 오픈, 10월 31일까지
모나 하툼·최성임·김윤수 3인전
매주 월요일 예약 오픈, 10월 31일까지
국내에서는 삼청동과 북촌 일대의 한옥이 그런 공간으로 꼽힌다. 서울 삼청동 선혜원이 대표적이다. 이곳은 1968년 SK그룹 창업주인 고(故) 최종건 회장이 직접 매입해 작고시까지 기거했던 사저(私邸)다. SK가 그룹 연수원으로 쓰다가, 지난해 한옥 세 채를 얹은 문화공간으로 새로 지었다.
평소 이곳은 SK그룹이 손님을 맞는 곳으로 쓰인다. 지난달 최태원 SK 회장이 빌 게이츠 테라파워 회장을 만나 만찬을 한 장소가 여기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곳은 가을철마다 미술 전시 공간으로 변신해 일반 관객을 맞고 있다. 지난해에는 '보따리 작가' 김수자(69)가 가장 큰 건물인 경흥각의 마루 바닥을 통째로 거울로 덮어 화제가 됐고, 개막 직후 대부분의 표가 매진되는 등 인기를 끌었다.
가느다란 쇠줄에 매달린 구슬이 빛을 머금어 아침 이슬이 맺힌 거미줄처럼 보인다. 거미줄은 경흥각 안을 통째로 가로지르고, 관객은 그 아래로 걸어 들어가 올려다볼 수 있다. 이번에 처음 개방한 2층에서도 작품을 내려다볼 수 있다.
하툼은 1975년 런던에 잠시 머무는 사이 고향 레바논에서 내전이 터진 탓에 귀국하지 못했다. 그 뒤로 작가는 집과 경계, 안전과 위협 등의 주제를 다뤄 왔다. 거미줄 모양의 작품에 담긴 의미도 같은 맥락이다. 거미줄은 거미에게 알을 감싸는 집이지만, 먹이에게는 덫이다. 하툼은 "이 연작은 올해 초부터 이탈리아 밀라노 프라재단에도 걸려있다"며 "그런데 장엄한 기둥과 서까래가 있는 한옥 덕분에 이곳에서 더욱 마법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지하 회랑에는 김윤수의 '바람의 표면' 8점이 나왔다. 유모차 방풍막으로 쓰는 얇은 파란 비닐에 사람들 발바닥 윤곽을 그려 오린 뒤 여러 겹으로 포갠 작품이다. 비닐 한 장은 거의 투명하지만, 자외선을 막으려고 넣은 옅은 잉크는 겹칠수록 짙어져 푸른 덩어리로 떠오른다. 김윤수는 "인간을 땅과 만날 수 있게 하는 발의 역할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개관 후 처음으로 공개하는 안채 격의 하린당에는 그가 골판지를 가늘게 잘라 감아 만든 조각이 놓였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