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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0원인데 없어서 못 사요"…'식빵계 에르메스'에 오픈런 [먹킷리스트]
식빵 하나에 9000원인데 '오픈런'
스위스 초콜릿 품은 '인생 식빵'
비 오는 날에도 이어진 화이트리에 오픈런
스위스 '펠클린' 초콜릿 더해…단맛 줄이고 식감 살려
"가맹 100개 제한"…현장 제조 고수하며 품질 승부
스위스 초콜릿 품은 '인생 식빵'
비 오는 날에도 이어진 화이트리에 오픈런
스위스 '펠클린' 초콜릿 더해…단맛 줄이고 식감 살려
"가맹 100개 제한"…현장 제조 고수하며 품질 승부
앞서 16번 표를 받은 한 손님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초코식빵이 맛있다고 난리가 나 아침 일찍 찾아왔다"며 발을 굴렀다. 당초 하루 15개만 생산하던 반포점은 쏟아지는 수요에 생산량을 30개로 늘렸지만, 오전 대기표를 받아 오후에 찾아가야 할 만큼 품귀를 빚고 있었다.
빵을 반으로 갈라 단면을 뜯어보자마자 묵직한 무게감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페이스트리는 아니지만 결 사이사이에 넉넉하게 녹아든 초콜릿이 촘촘하게 층을 이루고 있었다. 겉으로만 흉내 낸 수준이 아니라 빵을 뜯는 족족 초콜릿이 묻어날 만큼 충실한 함량이다.
가장 돋보이는 대목은 '절제된 단맛'이다. 일반 양산형 베이커리의 초코식빵이 혀끝을 자극하는 단순한 단맛 100%에 머문다면, 이 제품은 다크 초콜릿과 밀크 초콜릿의 경계에서 고급스러운 쌉쌀함을 살렸다. 카카오 본연의 깊은 풍미 덕분에 단맛에 거부감이 있는 어른들의 입맛에도 물리지 않고 즐길 만한 밸런스를 갖췄다. 기존 생식빵의 촉촉하고 쫄깃한 식감도 초콜릿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끝까지 살아있다.
다만 9000원이라는 높은 가격대와 한정 수량을 고려할 때, 일부 SNS 후기에서 제기되는 '제품별 초콜릿 함량 편차'를 줄이고 균일성을 유지하는 것은 과제로 꼽힌다.
수량 제한을 두는 이유도 빵의 퀄리티와 맞닿아 있다. 김 대표는 "모든 매장에서 현장 직접 생산을 고수하고 있다"며 "초코식빵 생산에 치중하다 보면 기존 간판인 생식빵의 생산량과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브랜드 본연의 색을 지키기 위해 일일 한정 수량만 생산하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이트리에는 '흰 빵(white bread)'과 공방을 뜻하는 '아틀리에(atelier)'를 합쳐 '식빵을 만드는 공방'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2019년 서울 반포동 1호점을 열었을 당시만 해도 단일 식빵 메뉴만 고집하는 방식을 두고 모험적이라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7년째 생식빵 단일 카테고리를 고수하고 있다.
특히 계란과 보존료를 배제한 점을 내세운다. 김 대표는 "계란을 넣으면 농후한 맛을 낼 수 있지만 알레르기가 있는 소비자도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덜어냈다"며 "보존료가 없어 상온에서 사흘만 지나도 곰팡이가 피지만, 신선하고 건강한 빵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화이트리에는 현재 전국에서 11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대형 상권이나 중심가 대신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 등 주거 밀집 지역 위주로 점포를 냈다. 특별한 날에만 찾는 디저트가 아니라, 출퇴근길이나 산책길에 들르는 일상적인 소비재로 자리 잡겠다는 전략이다. 가맹 사업 역시 매장 수를 무한정 늘리기보다 현장 제조 품질을 관리하기 위해 공식 가맹점 모집을 100개 점에서 중단했다.
김 대표는 "유사한 제품을 흉내 낼 수는 있어도 만드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정성은 쉽게 따라올 수 없다"며 "단순히 매장을 늘리기보다 품질 경쟁력을 지키고, 생식빵을 중심으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