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그 돈 주고 누가 신어요"…'50만원→9만원' 나이키의 굴욕
Case Study
'나이키 제국'은 왜 무너졌나
시총 80% 증발…S&P100서 퇴출
조던 매직도 옛말
웃돈 4배에 되팔렸던 '범고래'
5년새 발매 가격보다 35% 하락
엑셀표에 집착…재고 쌓이자 할인
스포츠 선수·동호인과 교감 실패
'나이키 제국'은 왜 무너졌나
시총 80% 증발…S&P100서 퇴출
조던 매직도 옛말
웃돈 4배에 되팔렸던 '범고래'
5년새 발매 가격보다 35% 하락
엑셀표에 집착…재고 쌓이자 할인
스포츠 선수·동호인과 교감 실패
추락한 나이키의 위상은 주가에도 반영됐다. 이달 21일자로 S&P100지수에서도 퇴출된다. 2021년 말 2497억달러(약 336조원)가량이던 나이키 시가총액은 현재 5분의 1 수준인 543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올해 들어서만 36%가량 증발했다.
신생 브랜드가 ‘러닝 붐’에 올라타 치열하게 경쟁하는 동안 나이키는 ‘조던 시리즈’ 등 과거 농구화의 명성에 젖어 있었다. 나이키의 강점이던 ‘스포츠 오펜스(Sport Offense)’ DNA도 파괴됐다. 스포츠 오펜스란 러닝 농구 등 특정 스포츠의 선수, 동호인과 긴밀히 소통해 제품 개발부터 마케팅, 판매까지 공격적으로 실행하는 마케팅 전략을 의미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도나호 CEO는 스포츠맨십과 스니커즈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유통업체식 경영을 펼쳤다”며 “그 결과 브랜드 희소성이 상실됐고 넘쳐나는 재고 처리 때문에 대규모 할인 행사를 열어 브랜드 가치가 추가 하락하는 악순환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중국 시장도 나이키의 발목을 잡았다. 나이키 전체 매출에서 15%를 차지하는 중화권은 북미·유럽, 중동·아프리카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시장이다. 한때 중국에서 ‘운동화의 왕’으로 불린 나이키는 안타스포츠, 리닝 등 토종 브랜드에 밀려 시장을 빼앗겼다.
2024년 나이키는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엘리엇 힐 CEO를 구원투수로 내세웠다. 인턴부터 마케팅 담당 임원까지 32년간 나이키에 몸담은 ‘나이키맨’이다. 힐은 D2C 전략을 뒤집고 풋라커, JD스포츠 등 대형 유통 채널과의 관계 회복에 나섰다. 하지만 이런 정상화 노력이 수년에 걸쳐 훼손된 브랜드 가치를 되살리고, 빼앗긴 시장을 되찾기엔 역부족이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