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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없어졌으면 좋겠어요"…사람 없다던 용산공원 '반전' [현장+]
평일 오전 한산…점심엔 직장인 발길
주말엔 셔틀버스 기·종점부터 '꽉꽉'
주택 공급 놓고 시민들 의견 엇갈려
주말엔 셔틀버스 기·종점부터 '꽉꽉'
주택 공급 놓고 시민들 의견 엇갈려
이곳에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데 대해 구로구 고척동에서 온 고모씨(40)는 "안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씨는 "계절마다 여기를 온다"며 "도심에 이렇게 큰 공원이 별로 없다. 여긴 넓은 카페도 있고, 시설도 좋아 안 올 이유가 없다. 오늘은 아이들 방학이라 엄마들이랑 함께 왔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김모군(8)도 "엄마랑 여기 올 때 좋아요!"라고 했다.
평일 오전은 한산…주말, 어린이 시설엔 "100~120명 와"
"사람이 많지 않다"는 하 수석의 언급대로 이날 오전 용산어린이정원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러닝을 하거나 유모차를 끌고 아이와 함께 산책하는 가족들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 오전 11시 셔틀버스에는 기자를 제외한 탑승객이 없었다. 현장 직원은 "평일 오전에는 이용자가 많지 않은 편"이라며 "주말에는 기·종점에서 사람들이 다 탑승해 중간 정류장에서는 탑승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간대와 시설에 따라 이용객들의 모습은 달랐다. 어린이들이 이용하는 '꿈꾸는 어린이 정원역'은 이날 오전 전석 매진됐다. 오후 시간대도 오후 3시와 4시30분 회차가 마감됐고, 다른 시간대도 잔여석이 1~2석에 불과했다. 꿈꾸는 어린이 정원역은 뽀로로, 쥬라키 캅스 등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나오는 3면 LED 영상을 본 후, 참여자들과 함께 과제를 해결하는 체험형 프로그램이다. 현장 직원은 "어린이집 등 단체 이용객이 많이 온다"며 "주말에는 100명, 120명 정도가 온다"고 설명했다.
점심엔 직장인들 '발길'…"주택 공급 실효성 의문"
점심시간이 되자 분위기도 달라졌다. 사원증을 목에 건 직장인들이 잇따라 공원으로 들어왔다. 공원 인근 카페에서 커피를 기다리던 30대 직장인 B씨는 주택 공급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B씨는 "주택난이 해소될지 의문"이라며 "예전에는 부지가 오염돼서 안 된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또 말을 바꾼다. 몇 세대가 들어올지 모르겠지만 주택난 해소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실효성이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공원 없어지면 안 돼" vs "집 구하기 편해지면 찬성"
용산어린이정원은 과거 토양에서 석유계총탄화수소(TPH)와 비소 등이 기준치를 크게 초과해 논란이 일었지만, 올해 4월 잔디마당과 분수정원 15개 지점을 조사한 결과 비소·아연·TPH 모두 기준치 이내로 나타났다. 다만 안전성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불과 3년 전 용산 반환 부지를 '독극물 공원', (유해 물질 위에) '15cm 흙만 덮은 위험한 땅'이라며 맹비난했다"며 "정권 바뀌면 유해 물질도 스스로 정화되는가. 지독한 위선과 자가당착"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국회 부동산 토론회에서 "용산공원 보존은 역대 정부가 지켜온 약속"이라면서 "집값을 잡지 못한 책임을 용산공원으로 덮으려 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 구상을 정면으로 직격했다. 또 "후손들의 미래를 위해서 보존해야 할 사안(부지)을 임시방편으로 생각하는 가벼운 정책적 발상은 절대 국민의 동의를 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으로 서울시민 입장을 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찬반 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청와대는 용산공원 활용 방안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용산공원 활용과 관련해서는 국토교통부가 관계기관 협의와 국민 의견수렴 등 사회적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여론조사 등 구체적인 의견수렴 방식, 주체, 시기 등은 현재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이에 따라 용산공원 주택 부지 활용 방안은 오는 20일 예정된 오세훈 서울 시장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의 회동이 향후 논의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오 시장은 용산어린이정원이 최근 주택 공급 후보지로 거론된 뒤 일관되게 반대 입장을 내왔다. 다만 용산공원 특별법 개정으로 공원에 주택을 지을 수 있게 되면 국토부가 인허가권을 갖게 된다. 그럴 경우 서울시는 중앙정부의 협의 대상이 될 뿐 주택 공급 자체를 막을 권한은 없다.
박수빈/신현보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