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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투약 후 수술한 의사 공소 기각에…당시 수사한 검사 반발
"1심 전부 자백 유죄…항소심 태세 전환"
"관련성 기준 뭔가…혼란은 부정의 귀결"
대법, 의사·동아리 회원 공소기각 확정
"관련성 기준 뭔가…혼란은 부정의 귀결"
대법, 의사·동아리 회원 공소기각 확정
'명문대 마약 동아리' 사건을 수사한 이영훈 변호사(당시 서울남부지검 검사)는 지난 13일 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레드에 "검사 시절 수사한 '대학생 연합동아리 마약 유통사건' 일부 피고인들에 대해 '검사의 수사개시 범위를 벗어났다'는 취지로 공소기각이 확정됐다"고 적었다. 공소기각은 검사의 공소제기 절차가 법률을 위반하는 등의 경우 법원이 사건의 실체를 심리하지 않고 소송을 종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변호사는 "이들은 수사 단계에서 구속됐고 1심에서 전부 자백으로 유죄가 선고됐다"며 "그러나 항소심에서는 태세를 전환해 공소기각을 주장했고, 결국 항소심의 공소기각 판결을 대법원이 그대로 인정하면서 이들은 면죄부를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약을 매매, 투약하고, 심지어 투약 당일 수술을 집도했더라도 말이다"고 했다.
그는 "검사의 수사개시 범위 제한은 입법부터 혼란이 예견됐다. '관련성 있는 범죄', 그 관련성의 판단 기준은 무엇인가"라며 "입법자는 그럴듯한, 그러나 예측이 불가능한 추상적 언어로 법을 만들면 그만이지만 일선에서의 혼란은 결국 '부정의'로 귀결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는 검사가 아무런 수사권이 없으니 공소기각 문제도 없다는 주장도 있다"며 "그러나 현직 법무부 장관마저 우려하는 형사소송법 등 개정, 조악한 입법의 끝에 도사린 것은 '부정의'다. 이 사건이 산증인"이라고 했다.
한편 '명문대 마약 동아리' 사건은 수도권 13개 유명 대학 재학생을 중심으로 결성된 연합동아리 '깐부' 회원들이 2022년 말부터 약 1년간 집단으로 마약을 유통하고 투약한 사건이다.
이 사건에서 서울의 한 상급종합병원 임상강사로 근무한 이모 씨(36)는 2023년 10~11월 동아리 회원 배모 씨(24)와 함께 동아리 회장 염모 씨(33)에게서 마약류를 구입해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이씨가 마약을 투약한 당일 환자 7명의 수술을 집도한 것으로 파악했다. 또 배씨는 2023년 2~12월 동아리 회장인 염 씨에게서 마약류를 매수·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이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배 씨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형을 선고했다. 다만 지난 항소심은 두 사람에게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송치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범죄 사실을 인지한 것이 아니라 다른 피의자의 자수라는 별개의 수사 단서에 따라 수사가 시작됐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청법 4조 1항 1호는 부패범죄 등 외에 '경찰이 송치한 범죄와 관련해 인지한 해당 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에 대해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다고 돼 있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의 경우 직접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아 검사의 수사 개시가 위법하고, 이에 따른 공소 제기 역시 위법해 무효라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이 사건이 검사의 수사 개시 범위를 벗어나 공소제기 절차가 무효라고 본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판단하고,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씨와 배 씨에 대한 공소기각 원심을 확정했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