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스1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스1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CJ대한통운과 택배기사 사이의 근로계약 관계를 부정한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노란봉투법 폐지를 촉구했다.

나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법원이 노란봉투법의 뿌리를 직접 잘라냈다"며 "중앙노동위원회도, 1심도, 2심도 틀렸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은 이 사건 하급심 판결을 앞세워 '법원이 이미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고 주장했고, 이를 근거로 원청에 교섭 의무를 부과하는 조항까지 밀어붙였다"며 "그런데 대법원이 이를 뒤집었다. 입법의 근거가 사라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이것이 바로 졸속 입법의 실체"라며 "근로계약 관계 하나를 명확히 따지지 않은 채 중노위 판정 하나에 기대 국가 노동법 체계의 근간을 흔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 대가는 기업의 불확실성과 산업 현장의 혼란, 결국 청년과 국민의 일자리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며 "'노동약자 보호'가 아니라 기득권 노조의 철밥통 강화와 청년 일자리 소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근거가 사라진 노란봉투법은 폐지하는 것이 답"이라고 강조했다.

경영계도 이번 판결을 계기로 노란봉투법 손질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10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대법원은 단체교섭에는 명시적·묵시적 근로계약 관계가 전제돼야 하므로 근로계약 관계가 없는 원청기업과 하청노조는 단체교섭의 상대방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했다.

경총은 "이번 판결은 노란봉투법 시행 이전 사건에 대한 것이지만, 해당 사건의 중노위 결정과 하급심 판결이 개정 노조법의 핵심 근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노위의 결정에 따라 노란봉투법에서도 단체교섭 의무 발생의 근거를 '실질적 지배력'으로 변경했으나, 대법원이 단체교섭 의무의 근거가 '명시적·묵시적 근로계약'임을 재차 확인함에 따라 보완 입법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며 "정부와 국회가 보완 입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2020년 3월 전국택배노동조합이 CJ대한통운에 단체교섭을 요구했으나 회사 측이 이를 거부하면서 법적 공방이 시작됐다. 노조의 구제 신청에 지방노동위원회는 CJ대한통운의 손을 들어줬지만, 중앙노동위원회는 이를 부당노동행위로 판단해 노조의 입장을 받아들였다. CJ대한통운은 이에 반발해 2021년 7월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1·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다만 대법원은 9일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파기환송했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