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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자금, 성과보다 계획 본다
[한경ESG] ESG 공시 따라잡기
기업의 녹색전환을 지원하는 정책자금이 감축 성과가 나온 뒤가 아니라 생산과 투자계획 단계부터 투입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정부가 기업의 전환 위험과 초기 비용을 먼저 나눠 부담하기 위해서입니다.
앞으로는 탄소를 얼마나 줄였는지뿐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줄일지, 언제까지 무엇에 투자할지, 필요한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정부 지원을 받는 데 중요해질 전망입니다.
정부는 먼저 녹색전환 산업에 대한 지원 시점을 생산 단계로 앞당기기로 했습니다. 지난 8월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국내생산세액공제가 새로 담겼습니다. 2027년부터 태양광과 풍력, 이차전지 등 주요 녹색전환 산업에서 국내 생산·판매 물량에 비례해 소득세나 법인세를 공제합니다. 실제 감축 실적이 나오기 전이라도 제품을 생산하는 단계에서 투자비 일부를 회수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정부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계획 단계부터 지원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올해 4분기 중 발표할 한국형 녹색전환(K-GX) 전략에는 기업의 녹색전환 계획과 금융·재정·세제 지원을 연계하는 방안이 담길 예정입니다. 어떤 기업에 재원을 우선 배분할지를 판단하는 데 전환계획이 핵심 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기업 관계자에 따르면 K-GX 추진단은 최근 주요 기업에 전환계획 제출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도 지원 시점을 계획 단계까지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EU 집행위원회가 지난 7월 17일 내놓은 배출권거래제 개편안은 2031년부터 기업이 유럽 내 녹색전환 투자계획을 제출하면 무상배출권을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개편안이 통과되면 계획을 제출한 기업에 무상배출권의 80%를 먼저 지급하고, 나머지 20%는 실제 투자를 집행했을 때 지급합니다. 투자 계획을 세우는 단계부터 정책 지원을 제공하고 실제 이행 여부에 따라 추가 혜택을 주는 방식입니다.
일본은 이미 계획 단계에서 기업의 선행투자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2023년 12월 철강과 화학, 시멘트, 배터리, 반도체, 수소, 탄소 포집·활용·저장 등 16개 중점 분야의 녹색전환 전략을 마련했습니다. 2024년 2월에는 첫 기후전환국채를 발행했습니다. 향후 10년간 GX경제이행채로 약 20조 엔(177조 원)을 조달해 150조 엔 이상의 민관 투자를 끌어낸다는 계획입니다. 기업이 제출한 기술개발과 실증, 설비투자 계획을 심사한 뒤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홍콩 금융당국도 전환계획을 금융 지원과 연결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8월 3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와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는 양 지역 상장사를 대상으로 기후 관련 전환계획 공시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기업의 전환계획을 바탕으로 금융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정책자금의 지원 시점이 성과에서 계획으로 앞당겨질수록 전환계획 공시의 중요성도 커질 전망입니다. 정부와 금융회사가 한정된 재원을 배분하려면 기업이 제시한 감축 목표와 투자계획이 실제로 실행 가능한지 비교해야 합니다. 지원 이후 계획대로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지도 점검해야 합니다. 전환계획이 정부 지원과 민간 자금, 실제 투자를 연결하는 핵심 자료가 되고 있습니다.
이승균 기자 csr@hankyung.com
기업의 녹색전환을 지원하는 정책자금이 감축 성과가 나온 뒤가 아니라 생산과 투자계획 단계부터 투입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정부가 기업의 전환 위험과 초기 비용을 먼저 나눠 부담하기 위해서입니다.
앞으로는 탄소를 얼마나 줄였는지뿐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줄일지, 언제까지 무엇에 투자할지, 필요한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정부 지원을 받는 데 중요해질 전망입니다.
정부는 먼저 녹색전환 산업에 대한 지원 시점을 생산 단계로 앞당기기로 했습니다. 지난 8월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국내생산세액공제가 새로 담겼습니다. 2027년부터 태양광과 풍력, 이차전지 등 주요 녹색전환 산업에서 국내 생산·판매 물량에 비례해 소득세나 법인세를 공제합니다. 실제 감축 실적이 나오기 전이라도 제품을 생산하는 단계에서 투자비 일부를 회수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정부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계획 단계부터 지원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올해 4분기 중 발표할 한국형 녹색전환(K-GX) 전략에는 기업의 녹색전환 계획과 금융·재정·세제 지원을 연계하는 방안이 담길 예정입니다. 어떤 기업에 재원을 우선 배분할지를 판단하는 데 전환계획이 핵심 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기업 관계자에 따르면 K-GX 추진단은 최근 주요 기업에 전환계획 제출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도 지원 시점을 계획 단계까지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EU 집행위원회가 지난 7월 17일 내놓은 배출권거래제 개편안은 2031년부터 기업이 유럽 내 녹색전환 투자계획을 제출하면 무상배출권을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개편안이 통과되면 계획을 제출한 기업에 무상배출권의 80%를 먼저 지급하고, 나머지 20%는 실제 투자를 집행했을 때 지급합니다. 투자 계획을 세우는 단계부터 정책 지원을 제공하고 실제 이행 여부에 따라 추가 혜택을 주는 방식입니다.
일본은 이미 계획 단계에서 기업의 선행투자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2023년 12월 철강과 화학, 시멘트, 배터리, 반도체, 수소, 탄소 포집·활용·저장 등 16개 중점 분야의 녹색전환 전략을 마련했습니다. 2024년 2월에는 첫 기후전환국채를 발행했습니다. 향후 10년간 GX경제이행채로 약 20조 엔(177조 원)을 조달해 150조 엔 이상의 민관 투자를 끌어낸다는 계획입니다. 기업이 제출한 기술개발과 실증, 설비투자 계획을 심사한 뒤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홍콩 금융당국도 전환계획을 금융 지원과 연결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8월 3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와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는 양 지역 상장사를 대상으로 기후 관련 전환계획 공시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기업의 전환계획을 바탕으로 금융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정책자금의 지원 시점이 성과에서 계획으로 앞당겨질수록 전환계획 공시의 중요성도 커질 전망입니다. 정부와 금융회사가 한정된 재원을 배분하려면 기업이 제시한 감축 목표와 투자계획이 실제로 실행 가능한지 비교해야 합니다. 지원 이후 계획대로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지도 점검해야 합니다. 전환계획이 정부 지원과 민간 자금, 실제 투자를 연결하는 핵심 자료가 되고 있습니다.
이승균 기자 cs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