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도심도 ‘이글이글’ > 서울 서남권 등에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진 3일 서울 여의대로에서 시민들이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도로를 건너고 있다. 폭염중대경보는 기존 폭염경보보다 한 단계 높은 최상위 특보로, 최고체감온도 35도 이상이 이틀 이상 관측된 지역에서 일최고체감온도 38도 이상 또는 일최고기온 39도 이상이 하루 이상 예상될 때 발령된다.  연합뉴스
< 서울 도심도 ‘이글이글’ > 서울 서남권 등에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진 3일 서울 여의대로에서 시민들이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도로를 건너고 있다. 폭염중대경보는 기존 폭염경보보다 한 단계 높은 최상위 특보로, 최고체감온도 35도 이상이 이틀 이상 관측된 지역에서 일최고체감온도 38도 이상 또는 일최고기온 39도 이상이 하루 이상 예상될 때 발령된다. 연합뉴스
영남권에서 맹위를 떨친 극한 폭염이 호남과 수도권으로 번지며 전국이 40도 안팎의 ‘가마솥더위’에 휩싸였다.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가 잇따르고 저수지 수위까지 급격히 낮아지자 정부는 3년 만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단계를 가동했다.

3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 육상특보 구역 235곳 가운데 217곳에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더위가 예상될 때 발령하는 폭염중대경보 지역도 13곳에 달했다.

자동기상관측장비(AWS)로 측정한 이날 낮 기온은 전남광주 광양읍이 41.1도까지 치솟았다. 대구 동구 신암동은 41.1도, 경북 영천 신녕은 40.5도를 기록했다. 경남 밀양과 합천 등도 40도를 넘었다. 대구 대표 관측지점인 동구 효목동의 낮 최고기온은 39.6도까지 올라갔다.

폭염은 영남에서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서울 강남구의 낮 최고기온은 38.7도로 올라갔다.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한반도를 이중으로 덮은 데다 동풍이 산맥을 넘으며 더 뜨거워지는 푄 현상이 더해진 영향이다. 기상청은 당분간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은 4일 오전 11시를 기해 서울 동남·서남권과 경기 하남 오산 여주서부에 폭염중대경보를 발효한다고 밝혔다. 수도권에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명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2일까지 누적 온열질환자는 1889명, 사망자는 14명이다. 충남 당진에서는 농작업을 하던 고령자 2명이 숨졌다. 3일에는 인천에서 체온이 40도 가까이 오른 40대 남성이 숨졌고, 부산에서도 텃밭에서 일하던 70대 남성이 쓰러져 사망했다. 대구에서는 40분가량 야외활동을 하던 20대 남성이 열탈진 증세로 병원에 이송됐다.

폭염과 가뭄이 겹쳐 농업용수 부족도 심해지고 있다. 경남 밀양 저수지 40곳의 평균 저수율은 30%로 평년 74.4%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울산 회야댐의 유효저수율은 지난달 30일 기준 25.6%로 1주일 만에 6.1%포인트 하락했다. 울주군은 계곡 수원이 고갈된 산간마을에 비상급수를 지원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2일 오후 1시 중대본을 2단계로 격상하고 관계부처 합동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폭염으로 중대본이 2단계로 격상된 것은 2023년 8월 이후 3년 만이다.

서울시도 취약계층 6만3000명의 안부와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폭염구급대와 펌뷸런스 280대를 가동했다. 서울에서는 이달 1일까지 사망자 2명을 포함해 온열질환자 162명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129명이 실외에서 쓰러진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주요 도로에 살수차 205대를 투입하고 이동노동자 쉼터에 얼음물 10만 병과 쿨링타월 2만 장을 공급한다. 발주 공사장 56곳에서는 무더위 시간대 실외 작업 중지 여부를 실시간 점검할 예정이다. 폭염으로 작업하지 못한 저임금 건설근로자에게는 일정 요건에 따라 하루 최대 4시간까지 생활임금 수준의 ‘건설근로자 안심수당’을 지급한다.

진영기/김영리/부산=민건태/울산=하인식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