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주식하라더니 건보료 더 내라? 방어 불가"…李 팬카페도 부글
월급 외 소득 공제 기준 2000만원→1000만원 검토
반발 커지자 복지부 "의견 수렴 필요" 논의 연기
반발 커지자 복지부 "의견 수렴 필요" 논의 연기
월급 외 소득에 건강보험료를 추가로 매기는 기준을 연 2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낮추는 방안이 알려지면서 이재명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인 팬카페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대신 주식 투자를 유도해놓고 배당소득 등에 따른 부담은 늘리려 한다는 이유에서다. 반발이 확산하자 정부는 당초 예정했던 관련 논의를 미루고 추가 의견 수렴에 나섰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최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직장가입자의 '소득월액 보험료' 공제 기준을 연 2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했다.
직장가입자는 월급에 붙는 '보수월액 보험료'와 이자·배당·임대·사업소득 등 월급 외 소득에 매기는 '소득월액 보험료'를 낸다. 현재는 월급 외 소득에서 연 2000만원을 공제한 뒤 초과분에 보험료를 부과한다. 개편안이 시행되면 이 공제 기준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주식 매매차익 자체에 건보료가 붙는 것은 아니다. 다만 배당주나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투자해 배당소득을 포함한 월급 외 소득이 연 1000만원을 넘는 직장인은 보험료를 새로 내거나 부담이 늘 수 있다.
정부 추산에 따르면 영향을 받는 직장가입자는 약 178만명으로 전체의 8.9%다. 개편으로 건강보험 수입은 연간 약 7070억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초고소득 직장가입자의 본인 부담 보험료 상한을 월 459만원에서 612만원으로 올리고, 저소득 직장가입자의 최저 보험료를 월 1만80원에서 2만2000원대로 높이는 방안도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일용근로소득이 2000만원을 넘는 근로자에게 건보료를 부과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인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서도 성토가 이어졌다. 해당 게시글과 댓글에서는 개편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반응을 찾기 어려웠다.
한 이용자 A씨는 "직장인이면 거의 서민이고 급여만으로 살기 어려우니 투자하는 것"이라며 "주식 투자를 유도하는 기조와도 배치되는 것 같다"고 적었다. B씨는 "주식 투자하라고 독려하셨다. 이렇게 정책을 내면 어떡하느냐. 저도 쉴드를 못 치고 있는 정도"라고 했다. 또 "배당금은 노후 준비나 마찬가지"라며 날 선 반응도 나왔다.
지역가입자와의 형평성을 맞추는 방식이 잘못됐다는 반응도 있었다. C씨는 "지역가입자 기준을 올려주길 바랐는데 직장가입자 기준을 내려서 평준화한다"고 했다. D씨는 "월급쟁이가 봉이냐"며 "물가와 생활비는 다 올랐는데 유리지갑만 더 턴다"고 반발했다.
지지율을 걱정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한 이용자는 "이러다 지지율이 더 떨어지면 큰일"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최근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국지표조사(NBS)에서 긍정 평가는 7월 초 58%에서 중순 55%, 말에는 53%로 낮아졌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7월 둘째 주 53%, 셋째 주 52%, 넷째 주 51%로 3주 연속 하락했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부동산 정책과 경제·민생 문제가 상위권에 올랐다.
핵심 지지층이 모인 공간에서조차 비판이 터져 나오면서 경제정책을 둘러싼 체감 민심이 예민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도 일단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복지부는 당초 지난 30일 건정심 전체회의에서 관련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보다 폭넓은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며 일정을 연기했다. 구체적인 재논의 시점이나 기존 검토안의 수정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복지부는 논의 연기와 가입자 반발의 연관성을 공식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개편 내용이 알려진 뒤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데 이어 전체회의 논의까지 미루면서 보험료 부담 증가에 대한 반발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