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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이자 후하게 쳐준다더니 273억 '먹튀'
'리플 스테이킹' 사기 주의보
실존 플랫폼 도용해 사이트 제작
위키백과에는 그럴 듯하게 설명
매달 최대 1.8% 고정 수익 약속
대역배우까지 써 전문가 행세도
실존 플랫폼 도용해 사이트 제작
위키백과에는 그럴 듯하게 설명
매달 최대 1.8% 고정 수익 약속
대역배우까지 써 전문가 행세도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3대는 30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유사수신행위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A씨(29)와 B씨(29)를 구속 송치하고, 대역배우 C씨(34)를 포함한 공범들의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에 체류 중인 핵심 공범 D씨(29)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으며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다.
동갑내기 친구 사이인 이들은 지난해 10월 16일부터 23일까지 가짜 리플 스테이킹 사이트를 개설한 뒤 “리플을 예치하면 매월 1.5~1.8%의 수익을 지급한다”며 투자자를 모집해 가상자산 수백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에게 속은 피해자 71명은 국내 거래소에 보관하던 리플 약 340만 개(123억원 상당)를 해외 거래소를 거쳐 일당이 지정한 지갑으로 옮겼다. 경찰이 파악한 전체 범행 규모는 약 273억원이다.
범행에는 네이버 블로그와 지식인,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했다. ‘업비트 개발자’ ‘리플(XRP) 읽어주는 OO’ 등 유튜브 채널을 통해 유명 채널을 사칭한 콘텐츠도 동원했다. 엑스트라 출연 경력이 있는 C씨는 일당이 운영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가상자산 전문가인 것처럼 행세하며 투자자를 현혹하는 데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당은 신뢰를 높이기 위해 교묘한 설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운영 중인 ‘Flare Network(플레어 네트워크)’와 ‘FXRP’ 명칭을 조합한 ‘FxrpNtwork’라는 가짜 사이트를 제작하고, 리플을 스테이킹 등 탈중앙화금융(DeFi)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FXRP 토큰 정식 출시 시점에 맞춰 범행을 실행했다. 리플은 자체적으로 스테이킹 기능을 제공하지 않아 플레어 네트워크 등을 통해 토큰화한 뒤 예치하는 방식이 활용된다. 이들은 이를 악용해 실제 서비스가 연상되도록 투자자를 현혹했다.
게다가 이들은 누구나 문서를 작성할 수 있는 위키백과의 특성을 악용해 FXRP 항목을 개설하고 ‘월평균 1.5~1.8%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허위 내용을 올렸다. 실제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높은 수익률임에도 위키백과의 공신력을 이용해 투자자가 이를 정상적인 수준으로 믿도록 유도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 위키백과 항목이 삭제되지 않고 남아 있어 경찰은 삭제를 요청할 예정이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관련 첩보를 입수한 뒤 인터넷주소(IP)를 추적하고 도메인 구매 내역, 범행 당시 대화 내용 등을 분석해 피의자들을 특정했다. 첩보 입수 3일 만에 범죄수익이 보관된 지갑을 긴급 동결해 173억원 규모의 가상자산을 묶었다. 나머지 범죄수익 약 100억원에 대해서도 계속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신규 투자 서비스와 가상자산 출시 시기를 악용한 사기 수법이 이어지고 있다”며 “유튜브, 온라인 게시물을 그대로 믿기보다 공식 채널을 통해 투자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영기 기자 young71@hankyung.com